▲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마동석. 제공|(주)키위키디어그룹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사람들이 저를 자꾸 기차라고 불러요."

배우 마동석이 칸영화제에 입성했다. 그는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악인전'(감독 이원태)로 생애 첫 칸영화제에 참석했다. 지난 23일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악인전'의 공식상영. 우람한 근육질 팔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즐겨 입는다는 맞춤 스판 슈트를 입고 레드카펫에 올랐던 마동석은 긴장과 설렘 속에 2300여 칸의 관객들을 마주했다.

"어제 입장을 하는데 몇천명이 저희를 기다려주시고 착석할 때까지 박수를 쳐 주셨다. 내가 이런 대우를 받아도 되나 생각도 했다. 여기까지 오면서 저를 도와줬던 분들을 대신해서, 또 제 영화에서 저를 많이 받쳐주시고 밀어주신 분들, 가족들, 좋은 이야기를 써 주시는 분들 모두를 대신해 간다고 생각하고 즐겁고 당당하게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사실 들어가면서 움찔 했다.

마침 오늘 영화가 200만 관객을 넘겨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사실 영화로 대중 분들과 소통하고 즐거움을 드리려고 하지, 영화제에 나가겠다 하고 만드는 건 아니다. 하지만 막상 칸에 와보니까 너무 영광스런 자리였고 좋더라."

▲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마동석. 제공|칸국제영화제
'악인전'은 연쇄살인마에게 습격받고 살아난 조직 깡패 보스와 허탕만 치던 형사가 살인마를 잡기 위해 의기투합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범죄액션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 행진을 이어가며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넘겼다. 칸의 관객들 또한 본 적 없는 강렬한 액션에 환호하며 5분의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뤼미에르 극장에서 '악인전'을 보니 좋더라. 특히 사운드가 세서 좋았다. 제가 누군가를 때리는 장면을 보는데 제가 봐도 누굴 죽일 것 같더라.(웃음) 사운드 때문에라도 박력있게 보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외신의 평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3년 동안 본 영화 중에 제일 좋았다는 분도 계시고, 배급사 분도 영화와 액션을 좋게 봤다고 이야기해주시고 많은 분들이 칭찬해 주셨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평생 한 번도 못 본 액션신'이라는 이야기는 마동석에게도 즐거운 평가다. 생니를 뽑는 장면은 처음 봤다며 반색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마동석은 "신선하게 봐주셔서 더욱 좋다"며 웃었다.

▲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마동석. 제공|(주)키위키디어그룹
'악인전'은 이미 할리우드 리메이크를 확정, 실베스타 스탤론의 발보아 픽쳐스와 손잡고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마동석은 원작 '악인전'과 같은 조직 보스 역할을 맡아 출연까지 한다. 마침 올해 칸국제영화제에는 실베스터 스탤론을 마스터클래스가 열려 마동석과 만남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일정상 이번 칸에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마동석은 "실베스터 스탤론 큰형님은 어차피 리메이크를 하기로 해서 나중에 수없이 볼 것"이라며 "다음에 뵙는 걸로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악인전'을 해야 해서 못하겠다고 한 영화가 '존윅3'이었다. 그 감독님이 액션을 좋아하셔서 제 영화를 다 보시고 찾아주셨는데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실베스터 스탤론 형님 외에도 여러 영화사와 접촉하고 있다. 나중에라도 재미있는 소식이 있다면 알려드리겠다."

▲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마동석. 제공|(주)키위키디어그룹

올해 '기생충'으로 경쟁부문에 초청된 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마동석은 칸영화제에 함께 참석한 덕에 마주한 봉준호, 송강호와의 만남 인증샷을 SNS에 공개하기도 한 터.

마동석은 봉준호 감독에 대해 "예전부터 좋아하고 지금도 좋아한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나가면서 만났는데도 반가웠고 송강호 형님도 반가웠다. 그렇게 가까운 한국에서는 못 뵙다가 만나 반가웠다"고 신나 했다. 그는 "쟁부문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웠고 축하드리고 싶다"고도 강조했다.(기자들과 만난 봉준호 감독은 크리스티앙 쥔 칸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이 마동석을 만났다고 좋아하며, 성룡처럼 자신만의 장르를 만든 배우라고 말했다는 일화를 전해주기도 했다.)

마동석과 칸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역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부산행'에서 맨손으로 좀비를 때려잡던 마동석은 칸과 한국의 관객 모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당시엔 스케줄 문제로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제가 놀랐던 건 외국에 프로모션을 갔을 때 필리핀 작은 섬 보홀, 미국 현지에서도 저를 보고 '부산 가는 기차'라고 자꾸 이야기를 하더라. 미국인들까지 다 알아보는 것이 신기했다. 자꾸 지보고 '기차'라고 그래서.(웃음) 그런 부분들이 쌓여가면서 사람들이 저의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실질적으로는 '범죄도시' 때 영화관계자들이 많이 좋아해 주셨다….

'악인전'의 칸 상영은 저에게 남다른 의미다. '부산행' 초청 당시에는 칸영화제에 못 왔는데 오히려 잘된 것도 같다. 에너지를 모았다가 한번에 와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감사드린다."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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