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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철의 소수의견] "선수인 줄 몰랐다" 듣던 김용의가, 당당히 살아남았습니다

기사승인 2019.05.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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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득점 후 동료들의 환영을 받는 LG 김용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지금으로부터 7년 전 한 대학 후배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저희 부대 옆에 의장대 아저씨(군대 은어)가 사회에서 야구 선수였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너무 말라서 아무도 안 믿었거든요? 그 아저씨가 요즘 TV에 나와서 깜짝 놀랐잖아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스포츠 기자를 목표로(한다는 핑계로) 매일 야구만 보던 저에게 복학생 후배가 알려준 이 일화의 주인공, 바로 LG 김용의(34) 선수입니다.

김용의의 올해 프로필은 키 187cm에 몸무게 74kg. '옷거리'가 좋아서 사복 입고 퇴근하는 길에 보면 얼핏 모델 같기도 한데…. 아무튼 후배의 얘기가 영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는 않은 게 사실이죠. 

현역으로 의장대를 나왔다는 건 다르게 보면 군 팀에 들어갈 실력은 못 됐다는 소립니다. 2008년 두산에 지명돼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데뷔 시즌에는 18경기 출전에 그쳤습니다. 그 해 바로 LG로 트레이드됐고, 2009년에는 1군 무대를 밟지도 못한 채 시즌을 마치고 입대했습니다. 경찰 야구단 테스트 탈락이라는 아픈 기억을 안고.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온 선수의 활약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됩니다. 그만큼 어렵고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다는 얘기겠죠. 그런데 김용의는 그 어려운 관문을 뚫었습니다. 

김용의가 잘 한 시즌에는 LG가 반드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는 기분 좋은 징크스도 있죠. 2013년 109경기에서 타율 0.276을 기록하면서 홈런 5개를 쳤습니다. 현역 출신답게 경례 세리머니로 인기를 끌기도 했고요. 2016년에는 처음으로 3할 타율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 LG 김용의 ⓒ 곽혜미 기자
2016년 7월 어느날 경기를 마친 뒤 김용의와 오랫동안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이런 말을 했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납니다. 

"제대하고 하루도 월요일에 쉰 적이 없어요. 쉬는 날 없이 닭장이라고 하는 실내 훈련장에서 계속 쳤죠. 치면서 감을 잡고, 또 경기에서 그 느낀 점이 안 나오면 다시 치고, 그렇게 노력했어요."

3년이 지난 아직도 월요일 출근은 계속됩니다. 김용의는 "이제는 안 하면 불안해서, 시즌 중에 감을 유지하려면 하루를 쉬더라도 그 사이 두 시간 정도는 자신에게 투자를 하는 것이 프로 선수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쉬는 날 똑같이 쉬면 어떻게 상대를 이기겠어요"라고 말합니다.

여전히 누군가의 기준에서 김용의는 야구선수 같지 않은 인물일지도 모릅니다. 통산 타율 0.265에 3할 타율은 딱 1번 넘었던, 주 포지션이 불분명한 선수로 기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김용의가 1군에 남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23일 극적인 2-1 끝내기 승리를 만든 저돌적인 질주가 좋은 예입니다. 매번 비디오 판독이 필요할 만큼 치열한 0.1초의 싸움에 기꺼이 뛰어드는 강심장,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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