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수(왼쪽)와 유한준은 그라운드에서는 물론 그라운드 바깥에서도 팀을 이끌며 자신들의 임무를 100% 수행하고 있다 ⓒkt위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팀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우리 팀의 분위기는 최고”라며 애써 위안을 찾았다. 선수들도 힘든 상황임에도 “분위기는 좋다”고 입을 모았다. 중심에는 현직 주장 유한준(38)과 전직 주장 박경수(35)의 리더십이 있었다.

유한준과 박경수는 kt를 대표하는 베테랑 선수이자, kt 전력의 여전한 핵심이다. 이들의 가치는 꼭 그라운드에서만 빛이 나지 않는다. 잘 보이지 않는 그라운드 바깥에서도 여전히 존재감이 크다.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십 때문이다. kt가 초반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두 선수의 활약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주장이 된 유한준은 사실 조용한 성격이다. 그러나 그 스타일대로 팀을 부드럽게 이끌고 있다. 조용한 어조지만 말 한마디에 힘이 있다는 게 kt 선수들의 이구동성이다. 이 감독은 “유한준이 주장 임무를 아주 잘해주고 있다”고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주장 경험이 있는 박경수도 시즌 전 약속대로 유한준을 충실하게 돕고 있다. 사실 나설 타이밍을 잡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박경수는 유한준의 권위를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팀 분위기를 형성한다.

두 베테랑만큼 성적에 대한 책임감이 큰 선수도 없었다. 이제 뛴 날보다 뛸 날이 훨씬 적은 두 선수는 개인적인 욕심은 내려놓고 팀을 위해 본능적으로 움직인다. 체력적으로 힘이 들 법도 한데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묵묵히 경기장에 나간다. 이 감독은 “박경수가 힘들겠지만 한 번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며 고마워했다. 

최근 팀의 상승세를 이끌어 가는 것도 두 선수다. 돌아가면서 결정적인 순간 빛을 발하고 있다. 시즌 성적이 아주 화려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승부를 결정하는 힘은 여전히 두 선수의 방망이에서 나온다. 박경수는 올해 4차례, 유한준은 3차례 결승타를 기록했다. 강백호(5회)에 이어 팀 2·3위다. 조용하면서도 묵직한 한 방은, kt를 이끌어 가는 두 선수의 이미지를 그대로 대변한다.

21일 수원 두산전에서도 두 베테랑의 활약은 빛났다. 리그 1위 팀 두산을 상대로 대등한 승부를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두 선수로부터 나왔다. 어린 선수들이 두산이라는 강력한 이미지에 고전할 때, 마치 “아무 것도 아니다, 할 수 있다”라고 외치는 듯했다. 이날 박경수는 4타수 3안타 5타점, 유한준은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12-7 역전승을 이끌었다. 득점이 간절한 그 시점에 두 선수가 응답했다. 뿌리 깊은 나무의 힘이다. kt는 아직 두 선수가 필요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