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승회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선배로서 (함)덕주가 블론세이브 하나에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즌 첫 세이브를 챙기고 마운드를 내려온 두산 베어스 불펜 맏형 김승회(38)는 굵은 땀방울을 뚝뚝 흘렸다. 김승회는 "너무 긴장했던 것 같다"고 말하며 계속해서 흐르는 땀을 훔쳤다.  

김승회는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5차전 3-1로 앞선 9회초 무사 1루에 3번째 투수로 나섰다.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이 8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뒤 9회 등판한 마무리 투수 함덕주가 선두 타자 강민호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며 흔들렸다. 

벤치는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함덕주는 14일 삼성전에서 3-3으로 맞선 연장 10회 김상수에게 결승포를 얻어맞으며 패전을 떠안았다. 2경기 연속 페이스가 좋지 않자 김승회로 빠르게 바꿔줬다. 

김승회는 무사 1루 첫 타자 박한이를 1루수 땅볼로 내보내면서 선행주자 김성훈을 2루에서 포스아웃시켰다. 1루수 류지혁이 박한이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은 덕분이었다. 

계속된 1사 1루에서는 박해민을 2루수 땅볼로 잡았다. 박해민의 타구는 1루수 류지혁의 옆을 빠져나갔는데, 2루수 오재원이 빠르게 백업을 들어가면서 땅볼로 처리했다. 2사 2루에서 김상수까지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승리를 지켰다. 

김승회는 "얼떨결에 나가서 (류)지혁이 덕분에 잘 풀렸다. 지혁이가 아니었으면 힘들었다. (오)재원이도 다들 정말 고맙다"고 첫 세이브 소감을 밝혔다. 

이어 "등판 상황이 부담스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함)덕주가 빨리 감을 찾아야 한다. 덕주가 감을 찾을 때까지 나는 어느 자리에서든 던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덕주에게 맏형다운 조언을 남겼다. 함덕주는 최근 2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세이브가 13개로 승리에 훨씬 더 많은 기여를 했다. 

김승회는 "선배로서 덕주나 (박)치국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누구나 이런 날이 있다. 블론세이브를 당연히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모든 투수들이 블론세이브를 하고, 안 좋을 때가 있다. 후배들이 블론세이브 하나에 흔들리지 않고 당연하다 생각하고 넘겼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담아 이야기했다. 

올 시즌 김승회는 불펜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특정한 보직은 없어도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 마운드에 서는 게 행복하다고 했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더그아웃에서 후배들의 투구를 지켜본 뒤 도움이 될 만한 말들을 해준다. 후배들은 그런 김승회를 믿고 따르고 있다.     

김승회는 "후배들이 나를 그렇게 생각해 준다면 정말 고맙다. 나도 후배님들 덕분에 정말 재미있게 야구를 하고 있다"며 조금은 지쳐 보이는 후배들을 잘 이끌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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