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왼쪽 위)과 세 자녀. 린드블럼 오른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막내 먼로, 첫째 프레슬리, 둘째 팔머.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퍼펙트 게임이 좌절된 순간 아들은 크게 슬퍼했다. 덤덤하게 결과를 받아들인 아빠 조쉬 린드블럼(32)은 슬퍼해 준 아들을 사랑스럽게 지켜봤다. 

린드블럼은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5차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1피안타(1피홈런) 11탈삼진 1실점 역투로 3-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7승째. 

2015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 데뷔한 지 5년 만에 리그 최초 기록에 도전했다. KBO리그에서는 아직 퍼펙트 게임을 펼친 투수가 없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3차례 있었다.

다양한 구종으로 삼성 타선을 요리했다. 최근 투심 패스트볼을 줄이고 커터를 적극적으로 던지며 변화를 줬다. 린드블럼은 직구(36개)-커터(30개)-포크볼(28개)-체인지업(8개)-커브(7개)-슬라이더(1개)를 섞어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나왔다.

7회 2사까지 20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단 한 명도 1루를 밟지 못했다. 20타자 가운데 8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울 정도로 압도적인 투구였다.

공 하나에 대기록이 날아갔다. 3-0으로 앞선 7회 2사에서 구자욱에게 우월 홈런을 얻어맞았다. 볼카운트 2-1에서 던진 4구째 커터가 맞아 나갔다. 홈런 한 방에 퍼펙트 게임은 물론 노히트노런 기회까지 사라졌다.

기록은 깨졌지만, 린드블럼의 투구는 안정적이었다. 계속된 7회 2사에서 러프를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고, 8회에는 김헌곤-최영진-이학주를 모두 삼진으로 잡으면서 임무를 마쳤다. 

▲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 ⓒ 연합뉴스
린드블럼은 "좋은 경기였다. 박세혁의 리드도 좋았고, 수비도 좋았다. 초반에 타자들이 점수를 내줘서 더 집중해서 던질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7회 2사에서 퍼펙트 기록이 깨진 것과 관련해서는 "경기를 다시 보면 알겠지만, 구자욱이 잘 들어간 공을 잘 쳤다. 후회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린드블럼의 아들 팔머는 아버지와 다른 반응이었다. 구자욱에게 홈런을 맞을 때 관중석에 있던 팔머가 얼굴을 감싸쥐는 장면이 TV 중계 화면에 잡혔다.

린드블럼은 "등판 끝나고 잠깐 라커룸에 들어갔을 때 TV로 팔머를 봤다. 아빠로서 뿌듯하고 아들이 사랑스러웠다. 아빠의 일을 이해하고, 또 야구를 사랑하는 게 느껴져서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좋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공격적인 투구를 펼친 비결 역시 아이들이었다. 린드블럼은 "저녁 10시 30분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거 가게가 문을 닫는다. 그래서 공격적으로 던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농담이고,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게 내가 할 일이다. 수비를 믿고 던졌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저녁 9시 30분쯤 인터뷰가 끝나자 린드블럼은 "햄버거 가게 문을 닫기까지 1시간이 남았다"고 유쾌하게 마무리했다. 린드블럼은 그라운드에 뛰놀고 있는 아이들과 아내에게 "금방 씻고 오겠다"고 말한 뒤 서둘러 라커룸으로 향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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