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옆구리 부상으로 10일 부상자 명단에 오른 강정호(피츠버그)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강정호(32·피츠버그)의 시즌 초반이 험난하다. 타격 부진에 부상까지 겹쳤다. 10일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가운데 오히려 피츠버그가 시간을 벌기 위해 수를 썼다는 의혹까지 나온다. 

어디까지나 추측이다. 확인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강정호를 둘러싼 상황이 그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현지 분위기가 읽힌다. 

피츠버그는 좌측 옆구리 염좌 사유로 강정호를 10일 IL에 올린다고 14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13일자로 소급적용된다. 피츠버그는 강정호 대신 제이크 엘모어를 25인 로스터에 등록했다. 강정호의 시즌 첫 IL 등재다. 

현지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강정호 부상은 갑작스러운 사고가 아니다. 그간 꾸준히 이 부위에 통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토드 톰칙 피츠버그 의학 담당 디렉터는 “강정호는 최소 3일은 완전히 훈련을 중단할 것이며, 그 후 재검진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결장 기간이나 재활 일정도 최소 3일 뒤에야 밝혀질 전망이다.

갑작스러운 IL행에 현지 언론도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이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경기 전 출전 명단에서 수상한 낌새를 느꼈다. 강정호가 명단에 없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클럽하우스에 새 얼굴(엘모어)이 있었다. 피츠버그는 경기 시작 3시간 전에야 강정호의 IL 등재 사실을 알렸다. 

‘DK피츠버그스포츠’의 베테랑 담당기자인 존 페로토는 14일 “강정호는 많이 뛰지 못했지만, 당분간은 아예 뛰지 못할 예정이다. 피츠버그가 엄청난 타격 부진에 빠진 이 3루수를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면서 “강정호는 최근 23타수에서 안타가 없고, 5월 들어 두 번의 선발 출전에 그쳤다. 지난 일요일 세인트루이스와 경기에서는 조 머스글러브가 그를 대신해 대타로 나섰다”면서 심각한 타격 부진을 지적했다.

이어 페로토는 하나의 의혹을 제기했다. 페로토는 “나는 의사가 아니지만, 강정호의 이번 부상은 요즘 메이저리그의 많은 부상처럼 조금 수상해 보인다”고 했다. 부상이 심각하지는 않지만 IL에 올려 로스터 유연성을 꾀했다는 것이다. 실제 MLB 구단들은 15일에서 10일로 줄어든 현 IL 제도를 이용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페로토는 “피츠버그는 이번 조치로 강정호를 인디애나폴리스(구단 산하 트리플A 연고지)로 보내 최장 20일의 재활을 할 기회를 얻었다”면서 “재활은 옆구리를 치유하는 것보다 그의 스윙을 고치는 데 더 중점을 둘 것”이라고 주장했다.

IL에 오른 경우, 투수는 최대 30일, 야수는 최대 20일 동안 재활 경기를 할 수 있다. 페로토는 IL에 오를 만큼 부상이 심각하지는 않지만, 이 제도를 이용해 강정호가 트리플A에서 타격 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가설을 제기했다고 볼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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