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등에 성공한 kt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반드시 기회는 온다. 그 기회를 잡으려면 더그아웃 분위기가 처져서는 안 된다”

kt는 시즌 초반 연패에 빠지며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시범경기부터 경기력이 좋지 않았고, 개막 후에도 반전이 없었다. 4월 5일까지 2승10패(.167)에 머물렀다. 개막 전 기대를 모았던 카드들이 어긋난 것은 큰 문제였다. 하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선수들에게 “웃자”고 독려했다. 시즌은 길고, 반드시 올라갈 기회는 찾아온다는 신념이 있었다. 속이 타지만 인내가 필요한 시간이라 여겼다.

kt는 4월 5일까지 12경기에서 팀 타율 2할5푼8리, 팀 평균자책점 5.61을 기록했다. 투타 엇박자가 도드라졌다. 점수를 많이 내는 날은 마운드가 무너졌고, 마운드가 버티는 날은 타선이 득점권에서 허탕을 치기 일쑤였다. 될 듯 안 되는 경기 양상에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들의 답답함도 컸다. 하지만 이 감독의 예상대로 기회는 왔고, kt는 그 기회를 잘 잡았다. 

kt는 4월 6일부터 21일까지 14경기에서 8승6패(.571)로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했다. 이 기간 팀 타율은 2할6푼6리로 앞선 12경기보다 올라왔고, 반대로 팀 평균자책점은 4.41로 크게 떨어졌다. 이 기간 kt보다 더 좋은 승률을 거둔 팀은 현재 리그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키움(.692), 두산(.615), SK(.583)뿐이다. 그 와중에 요원했던 탈꼴찌도 성공했다. 이제는 kt를 만만하게 볼 팀은 없다.

내용이 많이 좋아진 게 눈에 들어온다. 타선은 이 기간 3할1푼8리의 득점권 타율을 기록했다. 리그 2위다. 확실히 점수를 내야 할 때 낸다. 응집력이 좋아졌다. 시즌 초반 정신 없이 바뀌었던 타순도 이 감독의 바람대로 고정되고 있다. 경기 막판 집중력은 현재 kt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대변한다. 이 기간 kt의 7~9회 타율은 3할1푼6리로 리그 1위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상대를 물고 늘어지며 역전승을 거두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 8승 중 4승이 역전승이다.

마운드도 지키는 야구가 된다. 선취점을 냈을 때 6승2패를 기록했다. 5회까지 앞선 5경기에서는 모조리 이겼다. 선발투수들의 내용이 한결 나아졌음은 물론 주권 정성곤 김재윤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힘을 냈다. 이강철 감독의 적절한 투수 교체, 그리고 경기 막판 작전과 대타 운영 등도 빛이 났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한곳에 어우러져 좋은 결과를 낸 셈이다.

이강철 감독은 더 높은 곳을 본다. 이 감독은 21일 사직 롯데전이 끝난 뒤 “우리 팀은 갈수록 훨씬 좋은 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팀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현재 성적과 다르다고 믿는다. 더 좋은 성적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실제 기대를 품어볼 만한 구석이 몇몇 있다.

타선은 기록에서 보이듯 지금도 나쁘지 않다. 마운드에서는 손가락 부상으로 구위가 떨어졌던 이대은이 이번 주말 돌아온다. 이대은이 자리를 잡는다면 불펜 운영도 한결 나아진다. 오태곤 엄상백 등 부진했던 선수들이 2군에서 조정을 거치고 있고, 이상화 등 재활 선수들도 시즌 중반을 바라본다. 차분히 전열을 정비한 kt는 NC·SK라는 상위권 팀을 상대로 그들의 기세를 실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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