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형우가 18일 사직 롯데전에서 9회 쐐기 만루포를 쏘아 올린 뒤 날아가는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IA 최형우가 부활을 알리는 2경기 연속 홈런을 날렸다. 이번엔 만루 홈런이었다. 

KIA 4번 타자 최형우는 17일 사직 롯데전에서 4월 들어 첫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1할대까지 떨어지던 타율을 끌어올린 극적인 반전타였다. 이 홈런을 기점으로 최형우가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저 기대에서 멈추는 듯했다. 경기 초·중반까지만 해도 깊은 침묵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첫 타석을 뺴고는 매 타석 주자를 두고 등장했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최형우의 반전은 가슴과 어깨에 쌓일 수 밖에 없었던 스트레스를 털어 낼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여겨졌다.

첫 타석에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최형우는 이후 찬스에서 계속 한 방을 치지 못했다.  

두 번째 타석부터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석을 맞았다.

0-2로 뒤진 4회2사 1루. 하지만 최형우는 3루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며 기회를 이어 가지 못했다.

세 번째 타석도 역시 주자가 앞에 있었다.

6회 선두 타자 이명기가 볼넷으로 출루한 상황. 올 시즌 제구력이 몰라보게 좋아진 김원중과 KIA 타선의 승부였다. 첫 타자가 볼넷으로 나갔다는 것은 이전의 김원중이라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김원중은 이후 두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다음 타자는 최형우. 최형우는 1루 쪽으로 타구를 날렸지만 1루수 미트로 공이 빨려 들어가며 스리 아웃이 됐다.

8회에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8회 2사 후 김선빈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기회를 잡았다. 투수가 고효준으로 바뀐 상황. 고효준 역시 좋은 제구를 가진 투수는 아니기 때문에 출루만 해도 기회를 불릴 수 있었다.

하지만 최형우는 고효준에게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4개 연속 패스트볼 후 슬라이더를 하나 보고 시속 145km짜리 빠른 패스트볼에 반응하며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을 당했다.

그러나 마지막 타석에서 최형우는 한 방을 제대로 날렸다.

1-4로 뒤진 경기를 5-4로 뒤집은 9회 1사 만루. 최형우는 롯데 바뀐 투수 박근홍을 상대로 만루 홈런을 뽑아 내며 단박에 승부를 갈랐다.

볼 카운트 1-0의 유리한 상황에서 좌투수 박근홍의 덜 꺾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겨 버렸다. 비거리는 125m나 나왔다.

KIA는 롯데와 사직 3연전에서 모두 접전을 펼쳤지만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1, 2, 3 선발이 투입된 경기였기에 충격은 더 컸다. 그러나 4번 타자 최형우가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 줬다는 건 분명 의미 있는 일이었다.

가슴속까지 아픈 패배였지만 위로 삼을 대목이 있었다는 건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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