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위기에 빠진 인천 유나이티드, 소방수가 된 인천 레전드 임중용 감독대행 ⓒ인천 유나이티드

[스포티비뉴스=인천, 이성필 기자] K리그1은 꼴찌, 프로와 아마추어 최강을 가리는 FA컵에서는 3부리그 격인 K3리그의 청주FC에 0-1로 덜미를 잡히며 망신은 당한 인천 유나이티드가 걷고 있는 길은 흙탕물이 많이 고인 진흙 길이다.

인천은 지난 15일 노르웨이 출신 욘 안데르센 감독과 전격 결별했다.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했지만, 어디까지나 아름다운 표현일 뿐이다. K리그1 개막 후 1승 1무로 안정적인 출발을 하다 내리 5연패를 하자 수면 아래 있던 '경질'이라는 카드를 좋게 포장해 꺼냈을 뿐이다.

안데르센 감독은 계약해지 당일 오전까지 선수들과 비디오 미팅을 하고 구단으로 들어갔다. 이후 계약해지라는 운명과 마주했다. 팀이 원하는 분위기를 오랜 지도자 생활 눈치(?)로 파악한 안데르센 감독은 선수단에 '결별' 메시지를 남기는 것으로 인천과 인연을 끝냈다.

물론 결별 과정에 일부 매끄럽지 못했던 부분도 보였다. 5연패를 했지만, 경질 사유로는 다소 부족함이 있기 때문이다. 무고사, 문창진, 이재성 등 주요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주전급 중 6~7명이 나가떨어졌고 겨울 이적 시장에서 A급 영입도 많지 않았다. 두껍지 않은 선수층에서 부상 변수는 치명타였다.

고집이 다소 센 것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수석코치였던 임중용 감독 대행이 안데르센 감독을 적절히 보좌하며 강약을 조절했다. 인천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안데르센 감독은 임 코치에게 선수들의 특성을 자주 질문했다. 임 코치 스스로도 외국인 감독이 가진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는 욕구도 있었다"며 전술이나 선발을 짜는데 있어, 안데르센의 고집이 셌던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익명을 원한 A선수도 "부상자가 워낙 많아서 서로 빨리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안데르센 감독도 세밀하게 지도했고 임중용 코치도 선수들과 형님처럼 지내는 모습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어쨌든 안데르센 감독이 사라지면서 수석 코치였던 임중용 감독대행이 임시 사령탑에 선임됐다. 인천 유스 대건고 감독 출신으로 다수의 선수를 잘 알고 있고 현역 시절의 카리스마도 여전하다.

임 대행의 부담은 크다. 평소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들을 중심으로 지난 16일 청주FC전을 치렀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선수들을 패배 의식에서 걷어내야 하는 것이 큰 숙제가 됐다. 임 대행은 "인천이 가진 스타일을 다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상대가 쉽게 보지 못한다"며 과거 근성 있던 축구로의 복귀를 시사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골잡이 무고사가 5월 초에는 복귀하는 등 조금만 버티면 환경도 달라진다.

다만, 대행 체제는 오래 가지 못한다. 아시아 축구연맹(AFC)의 클럽 라이선스 요구 조건에 P급 자격증을 보유한 지도자가 필요한데 임 대행은 A급 자격증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60일 시한부 대행이다. 6월 중순까지는 새로운 지도자를 선임해야 한다.

새 지도자는 세평이 무성하다. 연고지 인천의 명문 학원 축구팀을 지도했고 프로팀 경험도 있는 A씨는 물론 인천 구단을 경험했던 B씨, 시도민구단과 기업구단을 모두 경험했던 지도자 C씨 등 다수의 이름이 거론된다. 그러나 매번 새 감독을 올려놓고 경질을 반복했던 역사를 만들지 않으려면 철저한 지도자 검증을 통해 선임하는 것이 인천 경영진에 놓인 숙제가 됐다. 복잡한 역학 관계를 고려하지 말고 지도력을 우선순위에 놓는 것도 중요하다. 아마추어와 프로는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짐을 진 임 대행은 "이른 시일 안에 팀을 예전 스타일로 돌려놓겠다. 잘 만들어야 향후 새로운 감독이 와서도 빠르게 팀을 파악하고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을 두고 만들겠다"며 뼈대를 다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의 스타일을 잘 활용하며 분위기 반전을 이끌 지도자 찾기가 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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