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의 하리즈만 하승운 ⓒ한국프로축구연맹

2019시즌은 K리그엔 어떤 루키(신인 선수)가 튀어나올까. 아무도 모르는, 어렴풋이 아는 신인 선수에 대한 정보를 담았다. 루키의 플레이를, 마음가짐을, 그리고 생각을 글과 영상으로 푼다.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득점하면 쌍커풀 없는 눈으로 씩 웃더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수 앙투앙 그리즈만의 특유의 '두둠칫 세리머니'를 한다. 중요한 경기, 특히 더비전에 강한 그의 이름은 '하리즈만(하승운+그리즈만)' 하승운(20, 포항 스틸러스)이다. 

2019 시즌 개막에 앞서 진행된 미디어데이. 으레 각 팀 감독들은 주장과 함께 끼가 있거나 가장 기대하는 유망주를 대동한다. FC 서울은 조영욱을, 수원 삼성은 전세진을, 울산 현대는 박정인을, 대구 FC는 정승원을 그래서 전면에 내세웠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하승운을 이끌고 미디어데이에 나타났다. 그리고 최순호 감독의 선택은 탁월했다는 게 곧 드러났다. 

각 신예 선수들에게 감독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하승운은 고민하더니, "고의 감독님과, 조롭게, 이짜!"라며 몸동작까지 겯들였다. 좌중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연세대학교 시절의 보인 '끼' 그대로였다. 

그리고 리그가 개막했다. 하나원큐 K리그 2019 포항의 개막전. FC 서울과 경기가 영 풀리지 않았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후반 9분 데이비드를 대신해 만 20세의 선수를 첫 번째 교체 카드로 꺼냈다. 하승운이었다. 하승운이 이어 2라운드 상주 상무전 교체, 3라운드 경남 FC전 선발, 4라운드 전북 현대전 선발, 5라운드 강원 FC전 교체까지. 최순호 감독은 리그 7라운드 중 5경기에 출전시키며 하승운을 핵심 신예로 키우고 있다.  

▲ 그리즈만의 세리머니. 드레이크의 'Hotline Bling' 뮤직비디오에 나온 춤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큰 경기에 강했던, '정기전의 사나이' 하승운

그간 연세대는 정기전(매해 9~10월 연세대와 고려대가 서로를 초정해 5가지 종목으로 겨루는 정기 대회)에서 매번 웃지 못했다. 정기전의 사나이 안은산(고려대, 현 수원 FC)의 활약 때문. 하지만 2017년 하승운이 연세대에 입학한 이후 그 균형이 급격하게 무너졌다. 정기전 2년 연속 연세대의 승리를 이끄는 득점, 그리고 U리그 맞대결에서 맹활약했다. 고려대전 4연승, 4경기 3골 1도움을 달성한 하승운은 새로운 '정기전의 사나이'가 됐다. 

하승운은 정기전에서 왜 강했을까. 

"1학년 정기전도 그렇고. 여름 대회 때 못 넣고 그래서 스트레스 받았는데, 정기전 터뜨려서. 살짝 저에 대한 더비전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요. 자신감도 있고."

"일단 뭔가 제가 정기전에 흥분을 하고. 되게 뛰고 싶고 더비 같은 경기에선 전날에 '골세리머리' 이미지 트레이닝하면서 자요. 제 자세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더비 아니어도 그래야 하는데, 그걸 보완해야죠."

▲ 끼를 가진 하승운, 미디어데이 때 '호이짜' 한방으로 좌중을 폭소케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하리즈만'이라고 불리는 사나이

하승운의 별명은 하리즈만이다. 사실 하승운은 그리즈만과 공격수라는 공통점은 갖지만, 주로 사용하는 발이 다르다. 하승운은 오른발, 그리즈만은 잘 알려졌듯이 왼발이다. 플레이 스타일에 유사성도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승운은 "일단 저는 전혀 그리즈만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어떤 팬이 저보고 '하리즈만, 하리즈만' 하셔서 급격히, 저도 모르게 하리즈만으로 불리게 됐어요. (Q.그 시기는 언제쯤일까요?) 20세 월드컵쯤인 것 같아요. 연세대 입학하고 나서요"라고 했다. 

그래도 그라운드 안과 밖에서 통통 튀는 '끼가 있는 건' 유사점이다. 하승운은 "제가 끼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쑥스러워하면 보는 사람도 그렇고 안 좋게 볼 수도 있고. 분위기 틀어지는 게 싫어해서요. 훈련할 때도 그렇고. 동료들이랑 장난도, 형들이랑 장난도 많이 쳐요. 1년 차지만 자신감 있게 하니깐 실력이 더 나오는 게 좋아요. 실력 발휘에 도움이 돼요"라고 설명했다. 

미디어데이 때 '호이짜!'라며 보여준 동작은 모두를 놀래키기에 충분했다. 그는 "삼행시를 한다고 했는지, 전달을 늦게 받았어요. 미디어데이 당일 1시간, 2시간 전에 생각했는데, 호가 진짜 없어요. '호이짜'로 살려보자. 살짝 노렸습니다(웃음). 저까지 진지하게 하면 그렇잖아요. 다른 애들은 다 진지하게 하더라고요"라며 웃었다. 

▲ 정기전에서 유독 강했던 하승운 ⓒ대한축구협회

◆아직 프로 '공격포인트'는 없지만 

최순호 감독은 하승운을 보고 "공격성이 좋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리고 개막전 FC서울과 경기에서 첫 번째 교체카드로 그를 선택했다. 리그 개막전에서 프로 데뷔를 한 셈이다. 하승운은 "(개막전 FC서울전에) 일단 저는 몸 풀고 있으면서, 긴장이 아예 안 됐고, 빨리 들어가고 싶었어요. 공격도 잘 안 되다 보니깐 밖에서 분하고, 서울에 지고 있다는 게. 무조건 들어가서 팀이 골을 넣을 수 있게 도와주자고.. 근데 안 되서 너무 분했죠. 아쉬운 데뷔전이었어요"라고 회상했다.

하승운은 리그 7경기 중 5경기를 출전했지만, 표정은 밝지 않았다. 아직 공격포인트 하나, 슈팅 하나 없기 때문이다. 하승운은 "그렇네요.  빨리 제 스타일을 보여주고 싶어요. 빨리 K리그 형들 템포 따라가서 더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네요"라면서도 "K리그에서 지금 경기를 신인 1년 차 치고는 많이 뛰었잖아요. 1경기 빼고 다 뛰었는데, 공격 포인트가 하나도 없어요. (공격 포인트가 이른 타이밍에 안 터지는 것이) 별로 걱정이 없을 줄 알았는데, 현실에 닿아 보니깐 공격 포인트가... 아무래도 공격수는 공격 포인트니깐. 저는 더비에서 강하니깐, 공격포인트가 (더비전에서) 터지지 않을까 (웃음) 생각해요"라며 패기 있게 답변했다. 

▲ 꾸준히 출전 중인 하승운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래도 프로에 와서 느낀 점, 배운 점은 많다. 하승운은 "경기 운영은 형들을 보고 많이 배우려고 해요. 첫 번째는 경기 운영 보완할 점, 그리고 볼 경쟁 때 피지컬 몸싸움 이겨내는 게 보완하고 싶어요. 웨이트 트레이닝하는데 경기가 많다 보니 쉽지 않아요. 제가 또 경기를 또 20분 15분 뛰다 보니까 체력적인 부분도 걱정을 해야 하고요. 만약에 선발로 가게 되면 체력이 부담이 되지 않을까 싶긴 해요. 개인 운동 많이 하면 서 몸 만들어야죠. 김도형, 심상민 형이 중학교 선배들이거든요. 현실적인 말이라든지. 제가 동계훈련 때 경기 못해서 본인이 원하는 경기 안 해서 말도 없고 다운됐었는데 도형이 형이 그 한마디. "너 아직 어리구나" 그 한마디가 되게 도움이 됐어요"라고 고백했다. 

그래도 하승운은 버티려고 한다. 

"프로는 하루하루가 경쟁인 것 같아요. 경쟁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 냉정하니까. 냉정해서 무섭고. 제가 언제 또 2군 내려갈지 모르고. 하루하루가 경쟁이라고 해야 하나." 

◆'하승운을 예뻐한' 연대 신재흠 감독의 당부 

"어떤 의미에서 이미 고등학교 때부터 검증이 됐던 선수였죠. 학교에서 생활 면이나 운동, 외적인 면을 보는 편인데, 상당히 성실했던 친구고요. 운동이나, 사적인 부분들 친구들하고 관계하고 학교 생활하는 것들이 잘 어우러졌어요. 하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가 뚜렷했던 친구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잘 성장하면서 좋은 학교생활을 했던 것 같아요."

"일단은 저희 학교는 큰 정기전 때마다 비정정기든 그럴 때마다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던 선수죠. 그런 부분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성장했던 것 같아요."

"프로에 초년병이라 나이도 어리고, 많이 뛸 기회가 많지는 않겠지만.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해 앞에 프로에 있는 선수를 보면서 자기가 해야 할 위치에서 역할을 뚜렷하게 느꼈으면 좋겠고요. 공격수는 골을 넣어야 인정받으니깐. 승운이는 골을 넣으면 더 좋을 수 있는 포지션이라서. 항상 자기 포지션에서 자기 개발을 꾸준히 노력하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봐요. 그러고 보면 자연스럽게 기회가 올 거 거든요. 기회 잡기 전 그동안 생각하고 느낀 건 최대한 발휘하는 게 필요합니다." 

◆하승운 프로필

-생년월일 : 1998년 5월 4일

-포지션 : FW(공격수)

-신체조건 : 177cm / 74kg

- 전 소속 : 연세대

- 주요경력 : 2017 U-20 월드컵 대표

영상 제공:메이킹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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