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 타율이 1할까지 떨어지며 우려를 모으고 있는 강정호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피츠버그는 최근 2경기에서 강정호(32·피츠버그)를 선발로 기용하지 않았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이 이를 일찌감치 예고했다는 점에서 다소 이례적이었다. 이유는 강정호의 현재 타격감 때문이다.

스프링트레이닝에서 7개의 대포를 터뜨리며 기대를 한몸에 모은 강정호는 시즌 초반 성적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15일(한국시간)까지 13경기에 나간 강정호는 타율 1할5리, 출루율 1할9푼, 장타율 0.237에 머물고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427로, 웬만한 선수들의 장타율 하나에도 못 미친다. 홈런 하나를 때리기는 했으나 그 후 장타가 잠잠하다.

허들 감독은 상대가 강정호의 약점을 잡았고, 이를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약점이 다 드러난 상황에서 선수를 경기에 내보내는 건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돌려 말하면 피츠버그는 강정호가 현재 어떤 구종이나 코스, 그리고 피치 디자인에 약점을 보이는지 알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 이를 수정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선발에서 제외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최근 결장으로 타석이 부족해지면서 타율 순위에서는 빠졌다. 그러나 현재 타율은 리그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최하위인 세드릭 멀린스(볼티모어·0.122)보다도 낮다. 그렇다면 반등의 긍정적 요소가 있을까. 적어도 13경기 성적만 놓고 보면 그런 구석도 잘 보이지 않는다. 강정호가 시즌 초반 대위기를 맞이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타율에는 잘 맞은 타구가 잡히는 불운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강정호의 현재는 그마저도 아니다. ‘스탯캐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강정호의 기대가중출루율(XWOBA)은 0.189에 불과하다. 리그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이는 리그 하위 2%에 해당한다. 100명을 줄 세워놨을 때 98번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기대가중출루율은 타구속도와 발사각 등 최신 데이터를 총동원해 산출한다. 클래식 스탯과 비교했을 때 향후 선수의 미래를 어렴풋이 볼 수도 있는데 강정호는 지금 타격으로는 미래도 썩 밝지 않다는 의미다.

그 외 다른 지표들도 긍정적인 게 별로 없다. 흔히 ‘배럴’이라고 하는, 안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타구의 비율은 전체 4.5%에 불과하다. 2015년에는 이 비율이 9.6%, 2016년에는 8.7%였던 강정호다. 절반이나 깎였다. 평균 타구 속도도 느려졌다. 강정호의 2015년 타구 속도는 90.5마일(145.6㎞)로, 이는 리그 전체 38위에 해당하는 아주 뛰어난 성적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89마일(143.2㎞)에 머물고 있다.

반대로 삼진율은 2016년 21.4%에서 올해 38.1%까지 폭등했고, 발사각은 2016년 10.7도에서 올해 8.8도로 낮아졌다. 방망이에 잘 맞지도 않고, 맞은 타구도 속도가 느리고 발사각까지 낮으니 좋은 타구가 나올 리 없다. 기본적으로 패스트볼 대처가 안 된다. 리그에서 가장 패스트볼을 잘 치는 타자 중 하나였던 강정호(2015년 패스트볼 타율 0.336, 2016년 0.320)는, 올해 패스트볼 계통 구종에 타율 1할5리에 머물고 있다. 확실히 땅볼이 많이 나왔다. 

피츠버그는 이런 총체적 난국을 해결하고자 ‘휴식’을 선택했다. 아마도 최근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16일부터 열리는 디트로이트와 경기에서는 다시 경기에 나설 전망인 가운데 강정호가 어떤 해답을 찾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