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첫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3.40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낸 천웨인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천웨인(34·마이애미)는 경력 평가가 극단적으로 나뉜다. 볼티모어 시절에는 준수한 선발 자원이었다. 그러나 마이애미 소속으로는 최악의 ‘먹튀’ 중 하나다.

2012년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은 천웨인은 볼티모어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특급은 아니었지만, 로테이션을 든든하게 지탱하는 선수였다. 4년간 117경기에서 46승32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16승을 거두기도 했다. 쟁쟁한 팀이 많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낸 성적이라 더 값어치가 있었다.

그 결실로 2016년 마이애미와 5년 8000만 달러(약 906억 원)라는 대형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계약 후 가파른 내리막이다. 천웨인은 마이애미 소속으로 4년간 60경기(선발 53경기)에 나가 13승18패 평균자책점 5.03에 그쳤다. 그나마 부상으로 293⅔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규정이닝을 채운 적은 한 번도 없다.

올해는 바닥의 정점이다. 선발 경쟁에서도 밀린 천웨인은 15일(한국시간)가지 불펜에서 4경기에 나가 1패 평균자책점 23.40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고액 연봉자에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가지고 있어 마이애미 코칭스태프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기량은 이미 MLB급이 아닌데 어떻게든 써야 한다.

천웨인은 15일 필라델피아전에서도 1이닝 동안 홈런 하나를 맞으며 2실점했다. 시즌 5이닝에서 5번째 홈런을 맞았다. 1이닝 2실점을 했는데 평균자책점이 내려가는(24.75→23.40) 웃지 못할 상황이다. 그러나 천웨인은 애써 긍정을 유지하고 있다. 천웨인은 15일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늘 홈런을 허용했지만 훨씬 좋아진 느낌이다”고 했다.

“마운드에서 훨씬 공격적으로 던졌다”는 것을 그 이유로 뽑았다. 천웨인은 “지금까지 머릿속에 너무 생각이 많았다. 어떻게 조정을 해야할지, 그리고 투구 매커니즘에 너무 많은 신경을 썼다”면서 “이제 모든 투구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고 이야기했다. 많은 것을 바꾸고 생각하기보다는 공격적으로 던지며 해법을 찾아가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코칭스태프는 속이 탄다. 계륵이 된 천웨인은 말 그대로 어쩔 수 없이 쓰는 카드다. 돈 매팅리 마이애미 감독은 “확실히 좋지는 않다”고 운을 떼면서 “봄(스프링트레이닝)이 좋지 않았고, 시즌 출발도 좋지는 않다. 그 상황에 있는 선수라면 누구나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가 반등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천웨인은 마이애미와 내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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