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드벨이 24일 잠실 두산전서 역투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한화 새 외국인 투수 채드벨이 무결점투로 희망을 쏘아 올렸다.

채드벨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기록이 말해 주듯이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1회말, 선두 타자 허경민에게 빗맞은 안타를 내주지 않았다면 노히트노런까지 도전해 볼 수 있는 역투였다. 채드벨은 이후 21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우는 위력투를 했다.

그렇다면 채드벨이 KBO리그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 특징을 꼽을 수 있었다. 1루 쪽 플레이트와 좌타자 몸 쪽 투심 패스트볼이 그것이다.

채드벨은 1루쪽 플레이트를 밟고 투구하는 유형의 투수다. 좌투수가 1루 쪽 플레이트를 밟고 던지면 좌타자 몸 쪽 승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몸 쪽으로 던지는 각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 몸 쪽을 잘못 쓰면 몸에 맞는 볼이 나오기 쉽다. 몸 쪽을 제대로 쓰지 못하면 좌투수이면서도 좌타자에게 약점을 보일 수 있다.

채드벨은 달랐다. 좌타자의 몸 쪽을 과감하게 공략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냥 몸 쪽만 찌른 것이 아니다. 좌타자 몸 쪽에서 몸 쪽으로 더 꺾여 들어가는 투심 패스트볼을 많이 썼다.

처음엔 포심 패스트볼로 몸 쪽을 찔렀다. 포심 패스트볼은 11개를 던졌는데 1회에만 4개를 썼다. 특히 포심 패스트볼은 스트라이크가 10개 볼은 1개뿐이었다.

경기 초반 좌타자의 몸 쪽으로 포심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로 많이 던졌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루 플레이트를 밟고 던지는 좌투수가 좌타자 몸 쪽으로 제구가 된다는 인식을 심어 주게 되면 타자들은 몸 쪽에 신경을 많이 쓸 수 밖에 없다.

이때 선택한 것이 투심 패스트볼이다. 몸 쪽으로 제구가 된다는 걸 보여 준 뒤 몸 쪽으로 더 꺾이는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면 방망이가 먹히며 빗맞은 타구가 많이 나오게 된다. 채드벨은 이 현상을 충분히 활용해 두산의 좌타자들을 압도했다.

특히 이날은 몸 쪽을 의식하게 한 뒤 바깥쪽으로 던진 공의 제구도 완벽에 가깝게 이뤄졌다.  

우타자들에게는 변화구를 간간히 섞어 가며 타이밍까지 빼앗은 덕에 최고의 투구를 할 수 있었다.

이처럼 1루 쪽 플레이트를 밟고 던지는 채드벨이 우타자 몸 쪽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다면 앞으로 경기에서도 호투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채드벨의 호투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한화는 든든한 한 쪽 날개를 얻게 된다. 시즌을 풀어 나가는데 한결 유리해지는 에이스의 등장이기 때문이다.

다음 채드벨의 등판 때도 좌타자의 몸 쪽 승부에 포커스를 맞춰 보자. 다음 팀에도 통할 수 있다면 보다 확신에 가까운 믿음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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