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크 브리검이 지난달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연습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부산, 김건일 기자] 키움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32)이 23일 롯데와 개막전에서 찍은 슬라이더 최고 구속은 시속 142km가 찍혔다. 지난해 KBO리그 패스트볼 평균 구속인 142.6km와 차이가 없다. 배영수, 윤석민 등이 전성기에 던졌던 시속 140km 대 고속 슬라이더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브랜든 나이트 키움 투수 코치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팅 리포트에 쓰이는 20-80 스케일로 평가했을 때 브리검의 슬라이더는 75점"이라고 평가했다. 70점에서 80점 구간은 '메이저리그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든다'는 등급이다.

나이트 코치가 브리검의 슬라이더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단순히 구속이 빨라서가 아니다. 나이트 코치는 '터널링'을 이야기했다. 터널링은 초기 궤적을 비슷하게 만들어 타자가 가능한 늦게 파악하도록 하는 이론이다. 팔스윙이나 릴리스포인트의 영향을 받는다.

"브리검은 포심 패스트볼이든 투심 패스트볼이든 슬라이더든 릴리스포인트가 같다. 게다가 슬라이더 구속이 빠르다 보니 패스트볼처럼 날아가다가 타석 앞에서 갑자기 꺾인다"고 설명했다.

브리검의 슬라이더는 기록으로도 압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2017년 슬라이더 피안타율이 0.195, 지난해엔 0.193로 떨어졌다. 개막전에서도 브리검이 던지는 슬라이더에 롯데 타자들은 연거푸 헛방망이를 돌렸다. 노림수를 갖고 가까스로 맞혀도 파울이 됐다. 전준우, 손아섭, 안중열, 카를로스 아수아헤 그리고 이대호까지 브리검의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됐다.

나이트 코치는 "브리검의 슬라이더는 각이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다. 방망이에 안 맞을 정도다. 그리고 가로보다 세로 움직임이 많아서 콘택트를 하더라도 빗맞아서 땅볼이 된다"고 치켜세웠다.

▲ 제이크 브리검이 지난달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 연습경기에서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걸어가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2017년 션 오설리반을 대신해 한국 땅을 밟은 브리검은 큰 기대를 못 받았다. 하지만 그해 24경기에서 무려 10승(6패)을 챙겼고, 지난해엔 199이닝 동안 11승 7패로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리그에서 3번째로 높은 5.78까지 쌓았다. 올 시즌 연봉은 90만 달러로 2017년에 비해 2배가 뛰었다.

또 가장 많이 쓰는 패스트볼이 고속 슬라이더만큼 뛰어나다. 최고 구속이 152km, 평균 구속이 145.9km로 지난해 리그에서 9위였다. 게다가 대부분이 투심 패스트볼로 타자 앞에서 변화가 생긴다.

매 시즌 성장하면서 키움과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 잡은 브리검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까라고 묻자 나이트 코치는 1초의 고민 없이 "틀림없다(Absolutely)"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이트 코치는 "슬라이더만큼은 당연히 미국에서 통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난 미국에서 브리검이 던진 모습을 못 봤다. 브리검이 미국 시절 (지금보다) 구속이 빨랐다 해도 현재 한국에서 보이고 있는 모습이 그때보다 훨씬 좋다. 경험이나 타자를 요리하는 능력이 투수로서 현재가 정점이다. 충분히 통한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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