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지훈련부터 단점을 고치고자 노력했던 한동민은 그 보상을 받고 있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이쪽으로 친다는 방향성을 가지고…”, “이번에는 그런 느낌이 좀 온 것 같아요”

지난 2월 열린 SK 플로리다 전지훈련. 많은 선수들이 숙소에 들어가 하루를 마감하고 있을 때 배팅게이지에서 쉼 없이 방망이를 돌리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지난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한동민(30)이었다. 단순히 열심히만 하는 게 아니었다. 노수광 박승욱 등 동료 선수들과 타구 방향성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했다. 깜깜한 밤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모든 스윙마다 최선을 다했다. 한동민의 절박함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지난해 41개의 홈런과 115타점을 기록한 한동민이다. 한국시리즈 MVP도 차지했다. 누가 뭐래도 성공한 시즌이었다. 그러나 한동민은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했다. 바깥쪽 코스 약점이 너무 뚜렷했다. 바깥쪽으로 도망가는 구종을 던지기 용이한 좌완은 물론, 우완을 상대로 한 바깥쪽 코스 결과도 썩 좋지 않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밤도 잊고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그런 한동민은 시범경기부터 개막전까지 순탄한, 아니 훌륭한 과정을 밟았다. 시범경기 7경기에서는 타율 5할6푼3리(16타수 9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480의 뛰어난 성적을 냈다. 감은 개막전에서도 이어졌다. 한동민은 23일 인천 KT전에 선발 2번 타자로 출전, 0-2로 뒤진 1회 첫 타석에서 쿠에바스를 상대로 좌월 2점 홈런을 쳐냈다. 낮은 코스의 공을 기가 막히게 걷어 올렸다.

좋은 조짐은 일찌감치 있었다. 김무관 SK 타격코치는 플로리다 캠프 당시부터 한동민이 올해 더 좋아질 것이라 호언장담했다. 스스로 공부하며 좋아진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 코치는 “몸이 뒤로 빠지는 게 많이 없어졌다. 방향성도 좋아졌다”고 했다. 방향성이 좋아지면서 전체적인 타격 밸런스까지 같이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염경엽 감독 또한 “한동민이 가장 많이 좋아졌다”고 흐뭇한 미소를 아끼지 않았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약점을 분석하고 있었다. 스스로 생각하고, 주위에 물어 보완책을 만들었다. 진단이 확실해 오히려 결론도 빨리 나왔다. 한동민은 “바깥쪽 공에 오른쪽 어깨 라인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아예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에 손을 대지는 않는데, 스트라이크존에서 1~2개 빠진 공에 결과가 너무 좋지 않았다”면서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집중했다”고 말했다.

꾸준하게 훈련한 결과 밸런스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김 코치는 23일 경기 후 “첫 홈런이 좌측으로 나온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다. 왼손을 상대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동민도 “일단 타이밍만 생각하면서 타격을 하고 있다”면서 방심을 경계하면서도 “그래도 그때 그렇게 연습한 보람이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활짝 웃어보였다. 한동민의 힘찬 출발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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