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강병호텔' 스틸. 제공|전원사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여섯 번째로 함께한 영화 '강변호텔'이 베일을 벗었다. 홍상수 감독은 매 작품 자신의 생활을 연상케 하는 인물들과 대사들을 등장시켜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했는데, '강변호텔'도 마찬가지다.

21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강변호텔'(감독 홍상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등 배우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보통 국내 영화의 경우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를 이어가지만, '강변호텔' 시사회로 일정을 마쳤다. 

영화 '강변호텔'은 강변의 호텔에 공짜로 묵고 있는 시인 영환(기주봉)이 오랫동안 안 본 두 아들 경수(권해효)와 병수(유준상)를 부르고, 같이 살던 남자에게 배신당한 젊은 여자 상희(김민희)가 위로를 받기위해 아는 언니 연주(송선미)를 부른 뒤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환은 두 아들 경수와 병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오랫동안 보지 않았던 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와 집을 떠났기 때문이다. 영환과 경수, 병수를 막걸리를 마시며 그동안 속에 담아뒀던 마음을 꺼낸다.

"왜 우리를 버리고 갔냐. 하루만에 집을 나갔다"고 병수가 말한다. 영환은 "미안함으로 같이 살 순 없다"고 말한다. 또 "너도 금방 죽어"라고 말한다. "너는 예전부터 엄마 아들이었다"고 말하는 영환과 "엄마 아들인만큼 아버지 아들이다"며 원망하는 병수의 모습도 그려진다.

첫째 병수 역시 아버지 영환을 조롱한다. "엄마가 내 욕 많이 했냐"고 묻는 영환에게 "아니다. 욕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냥 아버지는 완전한 괴물이다. 죽을 때까지 세상에서 가장 나쁜 인간이다. 좋은 점은 단 하나도 없다고 했다"고 악을 쓴다.

과거 홍상수 감독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강변호텔' 역시 영화감독이 등장한다. 영환의 아들 병수는 '관객이 꽤 많이 든 영화'를 만든 감독이다. 두 사람의 대화는 홍상수 감독의 자문자답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김민희가 연기한 상희의 역시 김민희 자신을 많이 담았다. 같이 살던 남자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설정인데 상희가 '아내'를 언급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상희의 연인 역시 가정이 있는 남자였음을 암시한다. 

이미 헤어진 상태에서도 상대를 미워하지 않고 행복하길 바란다. "그냥 생각이 참 많았던 것 같다"고 말하고 옹호하지만, 연주는 다르다. 연주는 상희에게 그의 전 연인의 욕을 하면서 위로한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지난 2017년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서 "서로 진실되게 사랑하는 사이"라고 연인임을 밝혔다. 문제는 홍상수가 이미 결혼을 한 유부남이라는 것.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관계를 당당하게 밝히고 홍상수 감독은 아내와 이혼 소송을 진행했다.

이 후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감독과 그의 뮤즈로 활동했다. 두 사람이 함께한 영화들은 해외 영화제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해외 영화제에 작품이 초청되면 동반 참석하기도, 경우에 따라 홍상수 감독만 행사에 참석하는 등 일정에 함께하지만, 국내에서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 이후 모든 공식활동을 중단했다.

'강변호텔'은 오는 27일 개봉 예정이다.

yej@spotvnews.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