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새벽 열린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발렌시아는 종료 20초 남기고 동점 골(1-1)을 만들어 기적과 같은 유로파리그 8강행을 이뤘다. 리그에선 7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4위 헤타페와 승점이 6점 차이다. 코파 델 레이도 결승에 올라 있다. 이강인과 달리 발렌시아는 웃고 있는 셈이다.)
▲ 최근 5경기 연속 명단에서 빠진 이강인 ⓒ연합뉴스/PENTA PRESS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뛰지 못하는 이강인(18, 발렌시아)과 웃고 있는 발렌시아의 처지는 사뭇 다르다. 현실은 차갑다. 

이강인이 또 '명단 제외'됐다. 발렌시아는 15일 오전 2시 55분(한국 시간) 열리는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선발 명단을 공개했다. 20명의 선수가 러시아까지 동행했지만, 선발 명단 발표 당시 필드플레이어 중 유일하게 출전 18인에 들지 못한 건 이강인이었다. 이강인과 골키퍼 크리스티안 둘만 명단에 들지 못했다. 

◆뛰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 타이밍이 왜 

이강인이 1군에 뛰지 못할 수도 있다. 선수 출전은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발렌시아 감독의 전술에 맞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선수도 뛸 수 없다. 이강인이 발렌시아에서 주목하는 최고 유망주여도 잣대는 같다.

하지만 이강인이 명단에서 제외된 시점을 보면 선수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강인은 2018년 10월 엘보로와 코파 델 레이 32강전부터 헤타페와 8강 2차전까지 코파 델 레이 6경기를 연속해서 뛰었다. 그중 5경기가 선발이었다. 그사이 스페인 라리가에서 2경기 뛰며 데뷔전도 치렀다. 

그래서 이강인은 '구단이 자신을 적극적으로 기용할 의지가 있다'고 판단했고, 1군 계약을 맺었을 것이다. 이강인은 지난 1월 31일 바이아웃 8000만 유로(약 1020억 원)에 1군 승격 도장을 찍었다. 그때부터 뛰지 못하기 시작했다. 이강인은 1군 계약 이후 크라스노다르전까지 6경기 연속 명단에서 제외됐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부상자가 복귀했다, 18세 선수가 기회를 받긴 어렵다"는 말만 대풀이했다. 1군 승격이 된 이강인은 이제 규칙상 2군 무대에서 뛸 수도 없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웃는 발렌시아, 그래서 더 서글픈 이강인 

이강인과 달리 발렌시아는 분위기가 좋다. 발렌시아는 최근 13경기에서 7승 6무로 패배가 없다. 이강인이 명단 제외된 6경기에서는 3승 3무다. 

최근 상승세에 발렌시아(승점 39)는 리그 7위에 올라 있다.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가능한 리그 4위 헤타페와 승점이 6점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발렌시아는 코파 델 레이도 결승에 올라 있다. 오는 5월 바르셀로나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툰다. 

크라스노다르와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서도 0-1로 끌려가며 탈락이 유력했지만, 종료 20초 남기고 곤살루 게디스가 득점해 8강에 올랐다. 모든 대회에서 순항하고 있는 셈이다. 

시즌 초중반 성적 부진으로 경질 위기를 겪은 마르셀리노 감독이 웃고 있다. 성적이 잘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감독은 선수를 바꿀 생각이 없을 테고, 구단이나 팬 역시 선수 기용에 대한 감독의 선택에 의문을 제기하기 어렵다. 

여러모로 이강인에겐 힘든 시기다. 이강인은 스스로 버티고 싸우거나, 임대를 택해 정기적인 출전 시간을 늘리기 위한 도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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