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저우전 승리 뒤 선수들과 호흡하는 대구 팬들. 팬들도 경기장 근처에서 먹고 마셔야 한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대구, 유현태 기자] 대구FC의 선전에 지역 상권까지 기대감이 높아진다.

대구FC에 지난 9일은 특별한 날이었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치른 하나원큐 K리그1 2019 2라운드는 대구FC가 이번 시즌부터 쓰는 홈 구장 DGB대구은행파크의 개장 경기였다. 12172명의 관중이 모여 '만원'을 기록했다.

12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치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도 '매진'됐다. 1500명의 원정 팬들을 포함해 유료 관중의 수는 11064명이었지만, 스탠딩 좌석 운영을 하지 못하고 안전상 이유로 원정석 옆에 좌석을 비웠기에 그 수가 줄었을 뿐이다.

대구의 '흥행 대박'을 보며 지역 상인들 역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를 찾기 위해 수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기 때문이다. 경기 당일 경기장 내에 위치한 마트는 먹을 것, 마실 것을 사기 위한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금처럼 계속 흥행을 이어 간다면 대구FC의 성공이 곧 지역 상권 살리기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DGB대구은행파크는 옛 대구 시민운동장 자리에 지어졌다.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가 대구 시민운동장 야구장을 떠나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로 안방을 옮기면서 한산해졌던 것이 사실이다. 

DGB대구은행파크 근처의 한 카페 점주는 "개막전 당일 평소 매출의 4~5배를 기록했다. 얼음을 만들기 위해 평소 개점 시간보다 이르게 출근해 준비했다. 그런데도 손님이 많아 오히려 기다리지 않고 떠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변 음식점들과 이야기해보니 매출이 상승했다고 하더라"며 "대구FC가 계속 잘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DGB대구은행파크와 길을 하나 두고 있는 한 음식점에서도 "9일의 경우 낮 경기라 손님이 큰 폭으로 늘진 않았다"면서도 "다만 야간 경기인 12일엔 손님이 평소보다 훨씬 많다"고 말한다.

구장이 문을 열고 얼마 되지 않았다. 경기장 근처에 팬들이 찾을 만한 음식점 등이 부족한 것도 사실. 한 점주는 "아직 상권이 확실하게 형성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꾸준히 사람들이 찾으면 다른 점포들도 들어올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희망적인 예상을 내놨다. 대구FC가 꾸준히 관중을 모은다면 시민구단으로서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측면을 넘어서는 가치도 발생할 수 있다. 옛 시민운동장 시절부터 자리를 지킨 한 스포츠용품샵은 수익 증가만큼 축구 문화의 중심이 된다는 사실에 의미를 뒀다. 이 점포 관계자는 "축구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가 많이들 구경하러 오신다. 신태용 감독님을 비롯해 축구 선수들도 오랜만에 인사도 하러 오셨다"고 설명한다. 이 매장엔 기성용 등 유명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옛 유니폼들이 잔뜩 진열돼 있다. 판매용은 아니지만 축구 팬들이 방문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이 관계자는 "소매 수익도 소폭 늘긴 했지만 주력은 인터넷 거래다 보니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며 대구 축구 문화의 중심지가 되길 바란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첫 술에 배가 부를 수 없다. 하지만 대구FC의 '이사'는 단순히 축구 이상의 것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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