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GB대구은행파크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4월 홈경기 표는 언제 판매합니까."

K리그 개막과 함께 가장 뜨거운 3월을 보내고 있는 팀은 단연 시민구단 대구FC다. 개막전에서 전북 현대와 1-1로 비기더니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차전 멜버른 빅토리(호주) 원정에서는 3-1로 이겼다.

K리그 2라운드에서는 제주 유나이티드를 2-0으로 이겼다. 제주전은 1만2천석을 갖춘 축구전용경기장 DGB대구은행파크(이하 대팍) 개장 경기였다. 매진을 기록하며 성대하게 출발했다. 이어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ACL 홈 2차전도 예상 밖의 3-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역시 포레스트 아레나(리그용 명칭은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첫 주중 경기였고 매진됐다.

두 번의 홈 경기를 위해 구단 직원들은 날밤을 새우며 준비했다. 사무국을 대구 스타디움에서 디팍으로 이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거의 매일 새벽 5시까지 근무를 할 정도로 힘들었다. 한 직원은 피로 누적인 상태로 제주와 개막전을 소화했고 무릎 인대 파열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는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많지 않은 인원으로 ACL을 병행하니 업무 과다였다.

그래도 전에 없던 경험을 하는 그 자체로도 구단 직원들의 감정은 남달랐다. 이동준 경영기획부 부장은 "14년 동안 구단 생활을 하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이렇게 일을 하고 싶었다. 앞으로도 지금의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환승까지 낀 멜버른 장거리 원정을 가면서 비즈니스석을 타지 못했는데도 그런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것 자체가 고마울 뿐이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근무 경험이 있는 김홍섭 경영기획부 대리도 마찬가지, 그는 "광저우전에서 경기 감독관이 옆에 붙어 있으라고 해서 처음으로 그라운드가 아닌 2층 관중석으로 올라가서 관전했다. 느낌이 정말 달랐다. 감독관도 '분위기가 최고'라고 하더라. 전용구장의 맛이 이런 것인가 싶더라. 전에 없던 경험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모든 것이 첫 경험인 직원들은 본의 아니게 항의(?) 전화도 많이 받았다. 특히 광저우전 이후 구단 사무국에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서울에서 KTX를 타고 내려가니 빨리 4월 홈경기 예매표를 풀라는 요구부터 장애인석이 너무 빨리 팔렸는데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하는 전화도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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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울산 현대와 K리그 3라운드 홈경기 입장권은 2천 장이 채 남지 않았다. A매치 휴식기 후 두 번의 원정 뒤 열리는 4월 6일 성남FC전 입장권 예매를 빨리 열라는 요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지고 있다.

모두가 새로운 경기장에서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함이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는 제주, 광저우전 응원 영상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관중석 바닥이 알루미늄 소재로 발을 구르며 함성을 지르면 응원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을 현장에서 느끼겠다는 댓글이 달린다.

대구가 전용구장 시대를 열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인 예매 문화다. 축구도 예매하지 않으면 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런데 100% 예매로 전환했더니 중장년층의 항의가 쏟아졌단다. 예매에 익숙지 않은데 모든 행위가 예매 애플리케이션이나 사이트에서 정리되기 때문이다. 아이가 축구를 보고 싶다며 우는데 인터넷 문화에 익숙지 않은 일부 부모는 그저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구단 관계자는 "상하이전에서 입장권이 매진됐다고 전했는데도 계속 줄을 서 있더라. 그래서 울산전부터 현장 판매분 20%를 배정해야 하는지 고민이 생겼다. 구단 내부 회의를 해야 한다. 하지만, 원칙은 100% 예매라는 점이다. 경기가 끝난 뒤 다음 경기 입장권을 현장에서 곧바로 판매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원사들의 자세도 달라졌다. 조광래 사장이 모든 입장권의 100% 유료화를 강조했기 때문에 전처럼 후원사에 무료로 좌석 제공이 어려워졌다. 대구 스타디움이었다면 유료였어도 충분히 제공 가능했지만, 대팍은 모두가 동등하다.

다수의 후원사가 좌석 선점 경쟁을 벌이는, 프로구단이라면 당연하게 겪어야 할 상황이 대구에서 벌어지고 있다. 일 년 내내 힘들지만, 보람 있는 일을 하며 입장권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대구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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