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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핸드볼 강국은 말한다…"쉽고 빠르게, 단 변칙적으로"

기사승인 2019.03.1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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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장동, 박대현 기자] 유럽 핸드볼 강국에서 온 두 노(老)지도자는 열정적으로 강의했다. 2019년 독일·덴마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타난 세계 핸드볼 트렌드와 한국(남북단일팀)이 유념할 요소, 유망주 육성에 관한 철학 등을 다채롭게 연단 위에서 풀어냈다.

2019 국제핸드볼연맹(IHF) 국제 지도자 연수회가 13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렸다. 오전, 오후에 각각 이론과 실기 강습회가 이뤄진 뒤 야간엔 국내 실업 팀과 아시아 21개국 지도자를 상대로 간담회가 이어졌다.

폴 런드리(프랑스), 디트리시 스페이트(독일) 코치가 강연자로 나섰다. 둘은 세계 핸드볼 트렌드를 전방위로 다뤘다. "이번 덴마크·독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타난 의미 있는 변화를 언급하고 싶다"며 마이크를 쥐었다.

◆ 빠르게, 더 빠르게…필수 된 '퀵 트랜지션'

런드리 코치는 '퀵 트랜지션'에 관한 얘기를 먼저 꺼냈다. 크로아티아와 스페인의 세계선수권대회 경기 영상을 보여주며 파울 등으로 공수가 전환됐을 때 재빠르게 속공으로 이어 가는 크로아티아 움직임을 칭찬했다.

빠른 트랜지션을 통한 역습이 높은 골 결정력을 담보한다고 강조했다. 런드리 코치는 "복잡하지 않고 빠르게 공격을 이어 가는 플레이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주요 흐름으로 대두됐다. '쉬운 상황'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밖에서 관중이 봤을 때 매우 쉬워보이는 공격이 (실제 경기서도) 효율적이다. 물론 선수에겐 어렵겠지만(웃음)"이라고 했다.

골키퍼가 실점한 뒤에도 빠르게 공을 집어 동료에게 롱패스하거나 피봇에서 패스를 받았을 때 스텝을 밟지 않고 바로 슛을 던지는 장면 등이 대표적인 '빠른 핸드볼' 사례라고 부연했다.

수비 상황에서 트랜지션도 강조했다. 슛 던진 뒤엔 바로 백코트해서 속공을 저지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요즘 핸드볼 트렌드는 적극성이다. 앞선부터 적극적으로 스틸을 노린다. 저돌적인 압박 수비가 상대 슛 성공률을 떨어뜨린다. 식스 제로, 파이브 원, 스리 투 원 같은 포메이션적 대응을 고집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공격수들이 수비가 밀집된 상황에서도 공을 '어떻게든' 잡아내고 있기에 이에 대한 대비가 중요해졌다고도 했다.

런드리 코치는 "특히 강조하고 싶은 건 피봇 포지션에서 일대일·협력 수비다. (요즘 세계 정상급 공격수는) 어떤 궤적으로 패스가 들어오든 아크로바틱하게 '반드시' 잡아낸 뒤 골 마무리까지 책임지고 있다. 윙 역시도 마찬가지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공을 잡아내는 과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수비진은 이 같은 흐름을 염두에 두고 개인·팀 디펜스를 펼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 속도전보다 더 중요한 '변칙 리듬'

런드리 코치는 그러나 속도전만 내세우지 않았다. 그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테마가 '리듬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스피드 게임만 추구하잔 말이 아니다. 포지션 어택을 할 때 리듬을 변칙적으로 준다든지, 똑같은 패턴이라도 미세하게 리듬을 조정해 상대 수비진을 헷갈리게 하는 게 중요하다."

유연한 사고를 콕 집어 강조했다. 전통적인 접근이 아니라 늘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생각하고 플레이해야 호성적을 낼 수 있다고 했다. 60분 내내 공수 리듬에 변화를 주면서 경기해야 강호로 거듭날 수 있다고 밝혔다.

2부 강연을 맡은 스페이트 코치도 이 점을 강조했다.

"퀵 스타트, 퀵 트랜지션 등 스피드 게임이 부상하고 있지만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늘 같은 속도와 패턴으로 경기하는 게 아니라 경기 중에도 리듬에 변화를 주면서 플레이하는 게 중요하다. 리듬의 변화를 꼭 기억하라. 몇 번의 짧은 패스와 크로싱, 기회가 왔다 싶으면 (공 돌리지 않고) 빠르게 승부수를 던지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스페이트 코치는 전통에 사로잡히지 말라고 했다. 최근 유럽에선 클래식한 포메이션 구분법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포지션 어택이란 말은 특정 포지션이 특정 움직임을 가져가며 행했던 지공 느낌이 강한 용어인데 현재는 그런 구분법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과거에 행해졌던 (윙은 이렇게, 피봇은 저렇게 움직여야 한다는 식의) 전통적 구분이 없어지고 있다. 수비에서 허점이 보이면 바로 1대1 공격이나 중거리슛을 통해 공격 마무리를 시도한다."

◆ 기억해야 할 '수적 우위'

여성부 얘기도 빼먹지 않았다. 런드리 코치는 올해 프랑스와 노르웨이가 붙은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 영상을 보여주면서 "두 팀 모두 (수비) 전술 완성도가 높은 강호다. 더불어 서로를 너무나 잘 안다. 그럼에도 자그마한 틈을 공략하는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고 촌평했다.

수적 우위를 짚었다. 장면 하나 하나에 "스톱"을 외치면서 어느 구간에서 화면을 정지시켜도 특정 공간에 자기 팀원 숫자가 상대보다 많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르웨이 레프트 윙과 레프트 백 수비 위치를 보라. 두 명이 적극적으로 풍부하게 움직이면서 노르웨이는 수비에서 항상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정 공간에서 자국 선수 숫자가 많으면 수비진은 방어율이 올라가고 반대로 (공격하는 국가는) 메이드가 쉽지 않다. (코치와 선수라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공이 코트 어느 구석으로 향하더라도 최대한 움직임을 풍부하게 가져가 상대보다 더 많은 선수가 자리해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런드리 코치는 "기본 수비 콘셉트는 '공간을 줄여라'이다. 상대에게 공간을 좁게 허용하기 위해선 항상 수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피봇이나 상대 윙에게 슈팅 찬스를 내줄 확률이 줄어든다. 또 슛을 내주더라도 (공간을 줄인 상태에서 나온 슛은) 강력하지 않다. 동료 골키퍼가 쉽게 막아낼 수 있다"고 했다.

공이 반대편으로 크게 스윙해서 넘어간다 해도 늘 공 주변에 더 많은 수비 숫자가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프랑스 여자 국가 대표 팀이 좋은 예라고 소개했다.

"이번 대회에서 프랑스는 경기 내내 수비수간 간격이 일정하게 유지됐다. (밸런스가 좋으니까) 좌우 45도에서 1대1 수비가 뚫렸을 때 신속하게 윙 요원이 헬프로 공간을 줄이는 장면이 (계속) 나왔다. 이 연습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수비수간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부문이 연마돼야 된다."

◆ 개인 능력 키워야…'1대1'이 강해야 팀이 산다

"선수 개인의 재능을 향상시키는데 훈련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다양한 상황에서 패스와 슛을 할 줄 알고 1대1 능력이 뛰어나야 어떤 상태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힘이 키워진다."

스페이트 코치는 적어도 하루 30분은 개인 훈련에 매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소년 선수를 키울 때 반드시 1대1 능력을 고양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빼어난 협력 플레이도 높은 개인 능력이 바탕으로 자리한다고 힘줘 말했다. 

다시 한 번 사고의 유연성을 입에 올렸다. 이번 강연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메시지인 듯했다.

"식스 제로, 파이브 원, 스리 투 원 이런 (포메이션) 접근법을 유럽에선 더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포메이션은 첫 도입부 같은 거다. 이후 상황은 너무나 가변적이라 이러한 포메이션 접근법은 현장 대응성이 떨어진다."

"강팀 경기를 보라. 그 팀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 경기 시작 뒤 2~3번 수비 성공을 했다고 치자. 그러면 공격하는 상대도 변화를 줄 것이고 또 그에 맞게 (수비도) 변화를 줘야 한다. 강하게 상호작용하면서 대응력을 키우는 거다. 변화를 주는 방법으로는 크로스 플레이 등이 있다. 이게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스페이트 코치는 강의 막판 남북단일팀에 관한 얘기도 입에 올렸다. "코리아는 빠르고 창의적인 공격을 보여줬다. 그러나 수비 적극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속공 상황도 아닌데 한 번도 보디 콘택트 없이 상대에게 슛 타이밍을 내줬다. 계속 몸싸움을 해줘야 한다. 몸싸움 없이 식스 제로 등 기본 수비 포메이션은 전혀 소용 없다. 선수 자질이나 열기는 훌륭하기에 적극성만 오른다면 남녀 대표 팀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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