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사도레 삿포로에서 행복한 축구를 하고 있다는 수비수 김민태 ⓒ2019 CONSADOLE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J리그 5년 차' 콘사도레 삿포로의 수비수 김민태(25)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미하일로 페트로비치(애칭 미샤) 감독 아래서 "강팀을 부수는" 공격 축구를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일본 홋카이도의 삿포로에서 만난 수비수 김민태의 표정은 밝았다. 이날 열린 J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교체로 출전해 17분가량 뛴 김민태는 시미즈 S펄스전 팀의 5-2 완승을 도왔다. 콘사도레 삿포로는 리그 2차전 J리그 강호 우라와 레즈전 2-0 완승에 이어 시미즈전까지 대승을 거두며 J리그 3라운드를 마친 상황에서 4위에 올랐다. 

지난 9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만난 김민태는 어느덧 J리그 5년 차가 됐고, J리그 이적 이후 지금이 선수로서 가장 기쁜 순간이라고 말한다. 

▲ 지난 9일 삿포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민태. ⓒ이종현 기자

◆베갈타 센다이 이적, '생각보다 어렵더라' 

2012년 광운대에 입학한 김민태는 곧바로 주전 미드필더로 뛰었다. 3학년이던 2014년 광운대의 사상 첫 U리그 왕중왕전 우승에 힘을 보태며 대학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그는 곧바로 J1에 베갈타 센다이로 이적했다.

베갈타 센다이는 스피드가 빠르고, 공격적인 패스를 공급할 수 있는 수비수 김민태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신인임에도 그에게 등 번호 6번을 줬을 정도다.  

쉽지 않은 출발이었다. 김민태는 첫 동계훈련을 앞두고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이후 5월 우라와레즈를 상대로 J리그 프로 데뷔전을 뛰며 데뷔 골까지 기록했다. 맹활약한 김민태는 리그 6경기 연속 출장을 비롯해 17경기 4골을 기록하며 연착륙했다. 초반 어려움과 달리 나름 성공한 프로 무대 데뷔 첫 시즌이었다.

"처음 연습생 신분으로 센다이에 갔는데, (센다이 선수들이) 볼을 안 주더라고요. 저는 잘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떻게 하면 패스를 줄까' 생각하다가 센다이 선수 이름을 다 외워버렸어요. 경기 뛰는데 '볼 달라'고 이름을 막 부른 거예요." 

"(센다이 프로 계약 이후 소속 팀에) 오자마자 3일 만에 다쳤어요. 그래서 3~4달을 못 뛰었죠. 동계 캠프를 가지 못했어요. 그래도 의지 있게 일본어 공부를 계속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이 되다 보니깐, 1년 차에는 그래도 경기를 뛴 것 같아요. '하면 된다'는 걸 느낀 순간이었죠."

그런 그에게도 시련이 왔다. 반복되는 부상 그리고 2016년엔 그의 머릿속에 오로지 '리우 올림픽 출전' 뿐이었다. "그땐 '무조건 올림픽'이었어요. 팀보다 올림픽 뽑혀서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실수였죠."

김민태는 첫 J리그 팀 베갈타 센다이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실수도 하며 성장했다. 

▲ 미샤 감독 체제에서 삿포로는 공격적인 스리백 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성장했다. 김민태는 미샤 감독의 축구가 정말 마음에 든다고 했다. ⓒ이종현 기자

◆미샤 감독의 부임, '공격적 스리백이 좋다'

2017시즌 당시 J2 소속의 콘사도레 삿포로로 이적한 김민태는 팀의 J1 승격을 도왔다. 2018시즌엔 그의 축구 인생의 전환기이기도 했다. 일본 J리그의 강팀 우라와레즈를 이끌었던 미샤 감독이 콘사도레 삿포로 감독으로 부임한 것. 

삿포로는 미샤 감독 부임 이후, 수비적인 스리백에서 '공격적인 스리백'으로 팀 컬러가 완전히 바뀌었다. 9일 시미즈 S펄스전에도 삿포로 스리백의 좌우 센터백은 과감하게 공격하는 '공격적 스리백' 축구를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민태는 "제가 (미샤 감독님에게) 가장 많이 듣는 단어는 독일어로 이게 발음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게'라고 하세요. '앞으로 가라고, 드리블 치라고' 하세요. 한 번은 경기 중에 드리블하다가 뺏겨도 그걸 미스라고 생각하지 않고 '잘했다'고 하셨어요. 또 드리블을 하다가 팀이 실점했는데, 감독님이 '이건 미스가 아니다, 좋다, 괜찮다고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하셨어요. 지도자가 그런 말을 해주니 (선수는) 부담 없이 더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내가 하라는 대로 공격적으로 해라 실수해서 다른 사람이 뭐라 해도 나는 그런 것 상관없이 너를 기용할 것이다'고 말하셨어요. 선수들이 확신이 서는 것 같아요. 두렵지 않거든요"라며 미샤 감독의 공격적 축구를 설명하면서 자신의 믿어주는 감독 밑에서 뛰는 것이 즐겁다고 설명했다.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선수지만, 공격성이 좋고 스피드가 좋아 공격을 자주 시도하는 선수다. 김민태는 "여기에서 거의 축구를 여기서 다 배운 것 같아요. 이제 제 안에는 미샤 감독님 철학이 전부인 것 같아요. 공격적이며, 모험적인 축구. 그렇다고 두려워하시지도 않고, 맞받아쳐서 공격하는 게 부담도 적고. 이겨냈을 때 쾌감도 있고요. 수비하다가 이긴 것보다 강한 상대와 정면으로 붙고 이기면 드는 감정이 좋아요"라며 미샤 감독 축구의 만족감을 드러냈다. 

▲ 김민태는 수비수지만, 발이 빠르고 공격적인 패스를 넣을 수 있는 수비수다. ⓒ2019 CONSADOLE

◆김민태의 목표, 콘사도레 삿포로의 우승-국가대표 발탁

김민태는 축구를 배운 이후 가장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자부했다. 또한 프로 소속으로 가장 많은 경기를 뛰며 몸상태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2018시즌엔) 리그 27경기 뛰었어요. 교체로 3경기 뛰었고요. 나머지 다 풀로 뛰었습니다. 퇴장을 두 번 당해 3경기를 못 뛰었어요. 첫 퇴장 하면 1경기 못 뛰지만, 2번 퇴장하면 2경기를 못 뛰어요. 벤치에서 그냥 경기를 못 뛴 게 2경기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아직 한국에서는 무명이니깐. 알리지 않으면, 대표 팀을 갈 수 없는 상황이에요. 수비수라 황의조 선수처럼 득점하면서 계속 이름을 알릴 수도 없으니깐요. 하지만 지난해 (정)승현이 경기를 봤는데, 이미 국가대표여서 주목을 받았기도 했지만, 가시마에서 한국 팀과 경기를 잘하니 (국내에서) 승현이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많더라고요. 저도 'ACL 나가서 내년에 뛰어서 나를 알리자' 제 나름 목표에요. 국가대표로 뛰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쉽게 마지막 비겨서 ACL을 나가지 못했네요(정승현은 가시마 앤틀러스에서 맹활하며 팀의 2018시즌 ACL 우승을 도왔다. ACL은 해외에 뛰는 선수에게 국내 축구 팬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다)."

콘사도레 삿포로는 2018시즌 리그 4위를 기록했다. 시즌 리그 마지막 경기를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2-2로 비기는 바람에, 3위 가시마 앤틀러스에 1점 차 밀렸다. 이겼으면 리그 2위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아쉽게 ACL 티켓을 놓친 셈이다. 2019시즌은 더 공격적이고 탄탄한 전력으로 J리그 판도를 흔들고 있다. 김민태는 자신 있게 리그 우승을 말했다. 

"최대한 많은 경기 뛰고 팀에 공헌해서, ACL 나갈 수 있게 하겠습니다. 최근 경기 보니깐 우승도 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과 자신감도 들었어요. 그 팀의 일원으로 경기에 많이 뛰고 싶습니다. 그리고 대표 팀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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