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새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아수아헤가 지난 12일 대만 가오슝 칭푸야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풀고 있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아수아헤를 보고 타순을 결정할 뜻을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롯데 타선의 이름값은 올스타 못지않다. 연봉왕 이대호를 비롯해 손아섭 그리고 민병헌까지, 2019시즌 KBO리그 연봉 10위 중 3명을 보유했다. 지난해 30홈런을 넘긴 강타자 전준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게다가 전준우 손아섭 민병헌 세 선수는 출루율이 높고 발이 빨라 중심 타선은 물론이고 리드오프 또는 2번 타자도 가능하다. 지난해 롯데 1번은 전준우가 457타석, 민병헌이 130타석에 들어섰으며 손아섭이 38타석을 치렀다. 누구를 테이블세터에 배치하고 누구를 중심에 둘지 새로 부임한 양상문 감독에겐 어려우면서도 행복한 고민이다.

양 감독은 "아수아헤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신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앤디 번즈를 대신해 롯데에 새로 합류한 2루수 카를로스 아수아헤는 키가 175cm로 장타를 노리기보다 정교한 타격을 하는 스타일이다. 대신 발이 빨라 2루타와 3루타는 물론 출루했을 땐 도루까지 기대할 수 있다. 스스로 작전수행능력도 있다고 자신한다. 아수아헤가 테이블세터를 맡는다면 롯데는 상위 타선부터 중심 타선까지 무게가 키워지며 7,8,9 하위 타선에 자리 잡는다면 1번부터 9번까지 짜임새 있고 다양한 공격을 펼칠 수 있는 그림이 그려진다.

아수아헤뿐만 아니라 반발력을 줄인 새 공인구 도입도 변수다. KBO리그는 수 년 전부터 이어진 타고투저 현상으로 한 점을 쥐어짜내기보다 이젠 빅이닝을 만드는 추세다. 도루가 줄어든 대신 홈런과 득점이 늘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반발력을 줄인 공인구가 도입되면서 득점 루트가 바뀔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정말 비거리가 줄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변화에) 확신이 선다면 지금까지 했던 야구와 다르게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지난 13일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롯데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마친 민병헌. ⓒ롯데 자이언츠

민병헌은 양 감독의 고민을 덜어 줄 카드다. 두산 시절 1번 타자로 오랫동안 공격을 진두지휘했던 선수로 펀치력까지 장착하면서 롯데로 이적한 지난해엔 주로 중심 타선에 섰다. 5번 타자로 가장 많은 218타석에 들어서 타율 0.355를 기록했고, 1번에선 130타석에서 타율 0.325를 찍었다.

민병헌은 "1번이 많이 해서 편하긴 해도 5번도 6번도 괜찮다"며 "1번부터 9번까지 중요하지 않은 타선이 어디 있나. 솔직히 내가 한 타순을 맡아서 다른 선수가 편한 위치를 찾으면 된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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