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스포츠신문 수페르데포르테의 편집장 카를로스 보쉬가 최근 미드필더 이강인이 연이어 경기 명단에 제외된 상황에 대해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에게 고언을 했다.
카를로스 보쉬는 현지시간으로 11일 보도한 컬럼에서 마르셀리노 감독과 이강인의 상황을 다뤘다. 수페르데포르테는 국내 매체를 인용해 이강인이 2019년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발렌시아 구단에 임대 이적을 요청한 사실도 보도했다.
보쉬 편집장은 "마르셀리노 감독이 이강인을 명단에서 빼는 결정에 대해 논쟁이 있을 수 있다"며 "이강인이 17세라는 점에서 부상자가 없으면 다시 뛰기 어렵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조금 더 요령있게 대처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강인 측은 해당 인터뷰를 보고 발렌시아 구단에 임대 이적을 통해 뛸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이강인에게 출전 기회나 소집 기회가 어렵다고 못 박은 듯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보쉬 편집장은 이강인이 만 17세라는 이유로 꾸준히 뛸 수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일침했다.
그는 "이강인은 헤타페전 말미에 발렌시아가 코파델레이 4강에 진출하도록 기여했다"며 "마르셀리노 감독은 선수 이름이 아니라 잘한 선수에게 상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인이 부상자가 발생한 상황에 얻은 기회에서 충분한 활약을 했음에도 기존 선수가 돌아왔다는 이유로 배제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보쉬 편집장은 "이강인이 만 17세여서가 아니라 선수라면 누구라도 경기에 뛰지 못하고 경기 명단에 들지 못하는 것은 나쁜 상황"이라며 "나이가 몇 살이든 잘하는 선수가 뛰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다른 발렌시아 지역지 '데포르티보 발렌시아노'도 이강인의 임대 요청 상황을 보도하며 "페란 토레스의 상황처럼 실수를 반복해선 안된다. 이강인과 페란은 1군 등록 이후 2군 경기를 뛸 수 없게 됐다. 1군에서 충분히 뛰지 못하면 바이아웃 금액이 상승한 것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이 만 17세 나이로 1군에서 활약하자 2000만 유로 바이아웃 금액을 8000만 유로(약 1014억 원)로 올리기 위해 1군 등록 옵션을 행사했다. 지난 해 재계약 당시 계약서에 삽입한 조항을 조기 발동한 것이다.
발렌시아가 저렴한 바이아웃 금액으로 인해 다른 유럽 빅클럽의 관심을 받는 선수들을 무리하게 1군에 등록한 뒤 기회를 주지 않아 유망주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는 상황을 우려했다. '엘 데스마르케'는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의 방문에도 이강인이 관중석에서 경기를 봐야했다며 사진까지 보도했다. 스페인 현지 언론도 이강인의 최근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마르셀리노 감독이 추구하는 플랫 4-4-2 포메이션 안에 이강인이 최고의 활약을 펼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강인의 주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플랫 4-4-2 포메이션은 투톱과 두 명의 측면 미드필더,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틀을 갖추고 경기한다.
왼발을 쓰는 이강인은 왼쪽 날개로 뛰지만 전통적인 윙어 스타일이 아니다. 중앙 미드필더 한 자리를 차지하기에도 체구와 수비력에 한계가 있다. 투톱 중 한 명으로 뛰기에도 스트라이커 포지션에 경쟁이 치열하다. 마르셀리노 감독 체제에서 이강인이 원하는 포지션에서 꾸준히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데포르티보 발렌시아노는 현재 임대 선수인 데니스 체리셰프가 발렌시아를 떠날 경우 이강인이 2019-20시즌 더 중용될 수 있고, 이 경우 임대 이적이 추진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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