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기의 발판을 놓은 류현진은 제2의 전성기를 열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브래든턴(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의 메이저리그(MLB) 경력은 굴곡이 심했다. 건강할 때는 누가 뭐래도 리그 엘리트 투수였다. 하지만 건강하지 못한 시기가 많았다. 흐름이 곳곳에서 끊겼다.

2013년 MLB에 진출한 류현진은 2년간 28승을 했다. 하지만 어깨 수술로 더 나아가지 못했다. 이런 류현진의 시련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가 있다. 바로 시즌 개막 전 발표하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판타지리그 선수랭킹이다. 판타지리그는 기록을 철저하게 점수로 환산한다. 유저의 선수 평가는 아주 냉정하다. 당연히 류현진 순위는 계속 내리막길이었다.

2013년 278위로 시작한 류현진은 2013년 14승을 거두자 귀한 몸이 됐다. 2014년을 앞두고 96위로 점프했다. ‘TOP 100’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15년에도 98위로 이 지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부상은 많은 것을 앗아갔다. 장기간 재활도 문제지만, 칼을 댄 부위가 어깨였다. 상당수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려는 랭킹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류현진 순위는 2017년 무려 550위까지 폭락했다. 리그 엘리트 선수에서 그저 그런 선수로 강등된 셈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예전의 영광을 향해 다시 정글을 기어오르고 있다. 2017년 몸을 푼 류현진은 2018년 순위를 376위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지난해 맹활약을 펼쳤다. 사타구니 부상이 아쉽기는 했지만, 적어도 나간 경기에서는 최정상급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런 류현진의 올해 랭킹은 188위까지 올랐다.

매체마다 제각기 다른 랭킹에 큰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 순위는 류현진이 바닥을 쳤다는 것,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편으로는 올해 활약한다면 예전에 누렸던 ‘엘리트’ 칭호를 다시 한번 따낼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전망은 밝다. 어깨 부상은 역설적으로 류현진의 사고 폭을 넓혔다. 더 다양한 무기를 갖춘 투수로 진화했다. 위력은 지난해 잘 드러났다. 건강도 자신하고 있다. 김용일 코치와 충실히 훈련했다. 몸 상태에 자신감이 생겼다. 마지막으로 동기부여도 있다. 다저스의 퀄리파잉오퍼(보상FA선수자격)를 받은 류현진은 올 시즌 후 다시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나이상 대박을 터뜨릴 마지막 기회다.

현지 언론의 전망도 비슷하다. 부상만 없다면 성적은 따라올 것이라 내다본다. 류현진도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완주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MLB 진출 후 규정이닝소화가 2013년 딱 한 번 이기도 하다. 내구성을 증명해야 완벽한 자존심 회복도, FA 대박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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