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한국시리즈 당시 깜짝 방문한 테임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국에서의 제의가 있다면 분명히 갈 것이다”

에릭 테임즈(33·밀워키)는 2017년 메이저리그(MLB)로 복귀해 화려한 시즌 초반을 보냈다. 당시 MLB 전체 타자를 둘러봐도 테임즈만 한 성적이 별로 없었다. 천성도 그렇지만 성적까지 좋으니 클럽하우스에서는 항상 유쾌했다. 동양인 취재진이 보이면 “혹시 한국에서 왔느냐?”라고 먼저 말을 걸 정도였다. 그는 한국 이야기를 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태도에서 한국에 대한 애정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테임즈는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에서의 제의가 있다면 분명히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는 MLB에서 성공 가도를 걷고 있었기에 먼 미래의 일이 될 수도 있다고 하자 “그렇다면 선수보다는 감독이 좋을 것 같다. 선글라스를 끼고 팔짱을 한 채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일은 참 멋질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테임즈의 한국사랑은 립서비스가 아니었다. 2017년 시즌이 끝난 뒤 친정팀 NC를 응원하기 위해 깜짝 방한했다. 테임즈는 잠실구장 3루 단상에서 응원을 주도하는 등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2018년 시즌 뒤에도 한국을 찾았다. 이번에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청자들이 눈을 의심했다. 극비리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격대로 유쾌한 이벤트였다.

그렇다면 테임즈가 2017년 4월의 말대로 KBO 리그를 다시 밟을 수 있을까. 그 당시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지금은 조금이나마 가능성이 커졌다. KBO 리그를 폭격한 테임즈는 2017년 밀워키와 3년 계약을 했다. 3년간 1500만 달러(약 168억 원)로 예상보다 후한 대접이었다. 여기에 4년 차에는 구단이 750만 달러(약 84억 원) 옵션을 갖기로 했다. 그런데 성적이 주춤하다. 구단이 옵션을 실행할지가 미궁에 빠졌다.

테임즈는 2017년 138경기에서 31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타율이 뚝 떨어졌다. 2할4푼7리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나마 3할5푼9리의 출루율은 위안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부상까지 겹치며 타율 2할1푼9리, 출루율 3할6리에 머물렀다. OPS(출루율+장타율)도 2017년 0.877에서 2018년 0.783까지 떨어졌다. 끝내 주전 1루수 자리를 헤수스 아길라에게 내줬다. 현재 밀워키 타선에서 테임즈는 플래툰 선수다. 750만 달러 가치는 아니다.

옵션을 실행하지 않으면 계약은 올해로 끝난다. 바이아웃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받고 자유의 몸이 된다. 타 구단 오퍼가 있겠지만, 지난해 같은 성적이라면 좋은 대우를 받기 어렵다. 2020년 테임즈의 나이는 만 34세다. 요즘 추세라면 메이저리그 보장계약을 따낼지도 불투명하다. 이 시나리오대로 오면 한국행 가능성도 살아난다.

물론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테임즈의 보류권을 가지고 있는 NC의 상황도 봐야 한다. NC는 올해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를 새 식구로 맞이했다. 타격 능력, 수비 포지션 등에서 두루 장점이 있다. 설사 테임즈가 복귀를 희망해도 비교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시즌 막판에는 이 문제가 다시 화두로 떠오를 수도 있다. 테임즈의 올해 성적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