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리즈 우승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SK 선수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1월 초까지만 해도 경기장에 선수들이 제법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 사라졌다”

지난해 주장으로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이재원은 “경기장에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싱긋 웃었다. 선수들이 우승의 단잠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반대다. 이재원은 “상당수의 선수들이 해외로 나가 훈련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런 이재원도 지난 11일 동료들과 함께 괌에 개인 훈련 캠프를 차렸다. 

타 구단도 마찬가지겠지만, SK 선수들의 비활동기간 풍속도는 ‘해외’라는 키워드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상당수의 선수들이 해외에 나가 훈련을 하고 있다. 물론 지난해에도 몇몇 선수들이 해외에서 개인 훈련을 했지만 올해는 수가 훨씬 더 많아졌다. 구단 역사상 이런 ‘해외 러시’는 처음이다. 

가장 각광받는 개인 훈련지는 일본 오키나와다. 에이스 김광현이 1월 초 가장 먼저 출국하며 새 시즌을 열었다. 최정 최항 한동민도 5일 합류했다. 박정권 김재현 등 베테랑 선수들도 오키나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현재 오키나와에 체류하는 인원만 무려 13명이다. 대다수는 25일 정도까지 훈련을 하고 귀국할 예정이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오는 30일 1차 전지훈련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로 떠난다.

이재원 박승욱 이현석 정진기는 11일 괌으로 갔다. 주장인 이재원이 박승욱 이현석의 훈련 비용을 일정 부분 부담하는 캠프다. 여기에 막판 정진기가 합류해 최종적으로 4명이 의기투합했다. 이재원은 “지난해에는 괌 개인훈련과 전지훈련 사이의 공백기가 있어 이 기간을 조절하기가 힘들었다”면서 “5일 늦게 떠나서 5일 늦게 들어오는 일정을 짰다”고 했다. 이들은 27일쯤 귀국해 30일 플로리다로 떠난다.

지금은 한국에 있지만 먼저 플로리다로 향하는 선수들도 많다. 올해 팀 연봉 최다 인상률에 빛나는 김태훈을 비롯, 10명이 넘는 선수들이 일주일 먼저 선발대로 떠날 예정이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수다. 플로리다는 이동거리가 길다. 때문에 먼저 들어가서 좋은 컨디션을 만든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체류 비용은 부담이 되지만 지난해 성공 사례가 적지 않은 것이 선수들을 자극했다.

구단에서는 내심 흐뭇한 눈치다. 한 구단 관계자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선수들에게 많은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드러내지는 않지만 치열한 경쟁 의식도 있다. 염경엽 신임 감독은 모든 포지션에 복수의 선수를 배치하고 있다.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부터 직간접적으로 구도가 드러났다. 감독의 의도를 가장 잘 느끼는 것은 선수들일 수밖에 없다. 

1차 전지훈련 참가자도 예년보다는 늘어날 예정이다. 염경엽 감독은 한 시즌을 운영하면서 필요한 선수로 대략 45명 안팎을 이야기한다. 1차 캠프도 이 선에서 결정했다. 신인들도 참가한다. SK는 최근 신인들의 1군 전지훈련 참가에 보수적이었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 해외 유턴파에 2차 1라운드 지명자인 김창평도 1군 코칭스태프의 테스트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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