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돈을 모으는 크라우드펀딩은 보통 좋은 취지로 이루어진다. 후원이나 기부가 대표적이며 대출 또는 투자 등 상업적인 목적도 있다.

지난 10일 미국 크라우드펀딩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엔 특이한 펀드 하나가 올라왔다.

핑크 슬립(pink slip), 우리말로 해고통지서를 뜻한다. 펀드 주최자의 이름을 보면 대상을 알 수 있다. #릴리스러셀(ReleaseRussell), 시카고 컵스 내야수 에디슨 러셀이다.

러셀은 2017년 7월 아내를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러셀 아내 메디슨 러셀의 친구라고 밝힌 한 여성이 SNS에 러셀이 외도와 폭행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이후 2주 뒤 러셀은 이혼 소송을 당해 아내와 갈라섰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해 9월 러셀을 조사하고, 2019 시즌 개막하고 4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러자 일부 컵스 팬들이 '러셀을 방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들고일어났고, 크라우드펀딩으로 이어졌다.

크라우드펀드를 주도한 컵스 팬 제프 포크는 "우리는 러셀을 내쫓기 위해 돈을 지불할 수 있다"고 NBC스포츠시카고에 말했다.

이들은 펀드를 홍보하기 위해 이번 주 트위터에 releaserussell이라는 계정을 만들었다. 첫 트위터에 "이 펀드는 2019년 컵스 유니폼을 입은 폭력적인 괴물을 보게 될 것이라는 사실에 상심한 컵스 팬들이 만든 캠페인"이라고 썼다.

이 펀드의 목표는 430만 달러(약 48억 원)으로 연봉 조정 자격이 있는 러셀의 2019시즌 예상 연봉이다.

이들은 이 돈을 시카고 가정 폭력 클리닉에 전액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참석률은 저조하다. 펀드가 열리고 첫날 72명이 참여해 1,855달러(약 207만 원)가 모였다. 

컵스는 12일 러셀과 연봉 협상을 끝낼 계획이다.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테오 앱스타인 컵스 단장은 연봉 조정을 간 적이 없다. 기한 안에 모든 연봉 협상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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