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에서 만난 김규민(왼쪽)과 강은호 씨 ⓒ강은호 씨 보호자 제공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히어로즈 외야수 김규민은 지난달 한 팬으로부터 SNS 메시지를 받았다.

그 팬은 김규민에게 제주도에 사는 다른 팬 강은호 씨의 사연을 알려줬다. 히어로즈 팬들의 단체 SNS 페이지에 글을 올린 은호 씨는 "뇌성마비 장애인이라 휠체어 신세"라고 전하며 "야구 선수 보는 게 소원이다. 혹시 제주도에 놀러 올 선수 없나 물어봐줄 사람이 있냐"고 부탁했다.

이 글을 전달받은 김규민은 깜짝 놀랐다. 마침 며칠 뒤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 김규민은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낸 팬을 통해 은호 씨와 연락이 닿았다. 김규민이 은호 씨에게 보낸 메시지는 "저라도 괜찮으시냐"는 말이었다. 여행 가방에 자신의 유니폼을 챙겨간 김규민은 제주도 병원에 찾아가 은호 씨에게 유니폼을 전달하고 사진을 찍으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최근 '스포티비뉴스'를 만난 김규민은 "우리 팀 팬이 선수를 한 번 보는 게 소원이라면 혹시 저라도 괜찮으신지 물어봤다. 어차피 저도 제주도에 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 갔다. 서울에 와서 고척 돔에서 야구를 보고 싶어하셨다. 꼭 한 번 와서 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규민이 지난해 팬 서비스로 주목받은 에피소드는 또 있었다. 그는 4월 퓨처스리그 경기 후 부모와 함께 화성을 찾아온 백현우 어린이에게 사인볼을 선물한 뒤 배트까지 내어줬다. 현우 군의 부모가 SNS에 사연을 올리면서 현우 군은 6월 고척 돔에서 시구를 하기도 했다. 김규민은 당시 시타를 맡았다.

김규민은 "원래 아이들을 정말 좋아한다. 그 아이가 정말 귀여워서 보고 있다가 마침 공이 있어서 공을 줬다. 혹시 사인을 해줄 수 있냐고 해서 사인을 하는 사이에 아이가 배트를 가지고 놀더라. 부모님이 말리셨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배트도 선물했다. 그 일로 인연을 맺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아직 전국구 슈퍼 스타는 아니지만 김규민은 올 시즌, 포스트시즌 출장을 통해 야구 팬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이름을 새겼다. 김규민은 "팬들이 얼굴을 알아봐주시는 게 너무 좋다. 요즘 어딜 가도 알아보는 팬분들이 계신데 기분이 정말 좋다. 팬들이 알아봐주시는 건 감사한 일 아니냐"며 '선행'이 아닌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더 유명해져서 더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길 원한다는 김규민은 이번 겨울 변화구에 대처하는 훈련을 통해 올 시즌 더 좋은 활약을 꿈꾸고 있다. 한 팬의 꿈을 이뤄준 김규민이 올해 자신의 꿈도 이루며 더욱 발전하는 시즌을 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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