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NC 강윤구.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NC 다이노스 좌완 투수 강윤구(28)는 2009년 프로 데뷔 후 계속 기대주로 평가받아 왔다.

히어로즈에 1차 지명을 받아 입단한 그는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많은 기대를 받았다. 소년 같은 외모도 강윤구를 지켜보는 팬들에게 항상 어린 유망주 같은 이미지를 안겼다. 그러나 어느새 한국 나이로 서른을 며칠 남기지 않은 강윤구다.

그 사이에 위치도 많이 변했다. 2016년 NC로 트레이드된 강윤구는 만년 기대주에서 팀의 기둥으로 변모했다. 강윤구는 올 시즌 좌완 원포인트로 시작해 필승조로 자리매김하며 69경기에 나와 7승5패 1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6.09를 기록했다. 팀내 경기 출장수, 승수, 홀드 1위를 차지하며 필승조로 활약한 강윤구를 27일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강윤구는 "올해 원포인트로 시작해 필승조도 했고 나중에는 멀티 이닝도 던졌다. 등판이 갑자기 많아지고 투구수가 늘어나니까 나중에는 몸에 과부하가 오기도 했지만 팀이 꼴찌하는 건 정말 싫어서 버티기도 했다. 아쉬움이 많이 남은 시즌이지만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그가 가장 아쉬웠던 것은 타이밍 싸움. 그는 "후반기에는 거의 주자 있을 때 많이 올라갔다. 올라가서 잘 막고 그 다음 이닝에 올라가서 장타를 많이 맞았다. 세트 포지션 때와 와인드업 때 타이밍이 다른 것 같았다. 그걸 잘 맞추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선발이 아니라 불펜이니까 실전에서 타이밍을 잡을 만한 기회를 갖질 못했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그래도 성과는 있다. 2014년부터 서서히 떨어졌던 스피드가 다시 돌아온 것. 강윤구는 "예전에 근육을 키우면서 기동성이 떨어졌다. 나는 직구 스피드로 먹고 사는 사람인데 스피드가 떨어지니 아웃카운트 한 개 잡기도 힘들었다. NC에 와서 가장 많이 한 게 근육 빼는 일이었다. 그렇게 1년을 하니까 올해 첫 경기에서 147km가 나왔다. 그때서야 '됐다' 싶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구속이 떨어진 몇 년은 강윤구에게 고민의 연속이었다. 강윤구는 "나는 제구가 좋은 투수가 아닌데 몸이 변하니까 방법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전역하고 트레이드되면서 이러다가 진짜 유니폼을 벗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야구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면서 어린 후배들과 경쟁에서 이기려면 압도할 만한 실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더 야구에 집착하게 했다"고 밝혔다.

▲ NC 투수 강윤구 ⓒ곽혜미 기자

끊임 없는 고민과 집요한 연구 속에 되찾은 구위. 강윤구는 2012년 4월 11일 이후 6년 만인 올해 7월 18일 SK전에서 세 타자를 모두 3구 삼진 처리하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KBO 리그 역대 6번째 기록. 이 기록을 2번 가진 투수는 강윤구가 처음이다. 그는 같은 날 데뷔 첫 두자릿수 홀드를 올리기도 했다. 강윤구는 "두 기록이 같은 날인지는 몰랐다. 둘 다 소중한 기록"이라고 말했다.

강윤구는 마지막으로 "야구를 하면 할수록 더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유니폼을 입었을 때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더 오래 느끼고 싶다. '지금 내가 아는 걸 예전에도 알았더라면 지금 이렇지는 않았을텐데'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지금이라도 관리를 잘 해서 선수 생활을 오래 하고 싶어 먹고 싶은 것도 자제하게 되더라. 절박한 마음이 매 해 더 커진다"며 서른을 맞이하는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인터뷰 내내 "서른"과 "절박하다"는 두 단어를 버릇처럼 꺼내놓은 강윤구. 어느새 팀의 중간급, 필승조, 선배가 됐다는 무게감이 그를 더 성장시키고 있는 것일까. "언제가 다시 선발도 해보고 싶다"는 꿈을 밝힌 강윤구가 내년 더 절박해진 마음으로 더 발전한 피칭을 뽐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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