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숙하지 않은 얼굴, 알레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1.5군을 가동하고도 FC바르셀로나는 강했다.

FC바르셀로나는 12일 오전(한국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누에서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B조 리그 최종전에서 토트넘과 맞대결을 펼쳤다. 

바르사로선 여유가 있는 경기였다. 5차전에서 이미 일찌감치 조 1위를 확정했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은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무니르 엘 하다디, 토마스 베르마엘렌, 카를레스 알레냐, 후안 미란다, 야스퍼 실러센 등은 확실한 후보 선수들이었다. 이반 라키티치, 넬송 세메두, 필리피 쿠티뉴, 우스만 뎀벨레, 아르투르 멜루, 클레망 렁글레까지 자주 얼굴을 볼 수 있는 선수들이다.

몸이 좋지 않은 루이스 수아레스는 아예 명단에서 제외됐고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부스케츠, 조르디 알바 등 주전 다수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반면 토트넘은 마음이 급했다. 자력으로 16강에 가려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그렇지 못하면 같은 시간 벌어진 인터밀란-PSV에인트호번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길목에서 탈락할 수도 있었다. 지난 리그 경기에서 휴식을 취한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공격진에 나섰고, 최근 분위기가 좋은 손흥민, 델레 알리 등을 모두 기용해 골을 노렸다.

원정 팀의 지옥이라고 불리는 캄프누다. 하지만 토트넘이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데다 주전 상당수가 제외된 바르사 선수들을 상대로 이렇게 고전할 것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마르카'는 "바르사가 모든 것을 던진 팀을 상대로 눈에 띄는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두 팀의 통계는 경기 양상을 잘 반영했다.

바르사는 50% 점유율을 기록해 토트넘과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도 90%로 여전히 높았다. 토트넘이 여러 차례 전방 압박을 시도했지만 잘 대처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슈팅 수에서도 13-16으로 다소 뒤지긴 했으나 비슷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뛴 거리'다. 바르사는 113.9km를 뛰었는데 120.4km를 뛴 토트넘보다 훨씬 덜 뛰었다. 활동량으로만 보자면 훨씬 못 미쳤지만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는 것이다.

바르사는 능숙하게 경기를 운영하면서 갈 길 바쁜 토트넘 공세에 흔들리지 않았다. 전반 7분 뎀벨레의 선제골이 터졌고, 이후로도 쿠티뉴가 골대를 두 번이나 때리면서 득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토트넘으로선 다소 운이 따랐다.

토트넘은 바르사를 상대로 고전했다. 전반 32분 손흥민의 슛, 후반 3분 에릭센의 인사이드 슛, 후반 40분의 득점 장면 정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찬스가 없었다.

물론 캄프누는 피치가 넓다. 아무래도 압박을 펼치기에 어렵다. 하지만 1.5군을 기용한 바르사는 강했다. 알레냐는 중원에서 토트넘의 거센 압박을 요리조리 피했고, 실러센은 주전 골키퍼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 못지 않은 선방 쇼를 펼쳤다.

바르사는 2014-15시즌 이후 계속 챔피언스리그 8강 무대를 넘지 못했다. 아틀레티코마드리드, 유벤투스, AS로마에 덜미를 잡혔다. 하지만 막강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것은 변함 없다. 1.5군을 내세우고도 프리미어리그의 강호 토트넘과 대등한 경기를 치르는 바르사는 이번 시즌에도 유력한 우승 후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