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브로와 경기를 통해 발렌시아 1군 공식 경기 2호 출전을 기록한 이강인 ⓒ발렌시아CF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후반 12분 58초. 레프트백 토니 라토가 전진하며 왼쪽 미드필더 이강인에게 패스했다. 에브로 수비 두 명이 앞을 가로막자 이강인은 중앙으로 공을 끌고 올라갔다. 이강인의 움직임에 따라 내려서 있던 에브로의 수비 그물이 흔들렸다.

이강인이 공을 쥐고 가운데로 움직이며 깨진 에브로 수비 배후로 라토가 전진했다. 이강인은 뒤에서 받치고 있던 중앙 미드필더 우로 라치치에게 패스했다. 라토의 전진, 이강인의 중앙 이동으로 5-3-2 대형을 갖추고 있던 에브로 수비는 다시 물러섰다.

라치치는 가운데로 과감하게 공을 찔러 넣었는데, 왼쪽에서 중앙으로 이동한 이강인이 아니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던 페란 토레스가 공을 받으며 교차됐다. 이를 통해 에브로 수비가 순간적으로 마크맨을 놓쳤다. 

토레스는 왼쪽에서 더 올라온 라토에게 패스했고, 라토는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강인이 아예 투톱 자리로 올라가 쇄도했는데, 실제로는 그 오른쪽에서 쇄도하던 공격수 미키 바추아이를 향한 크로스였다. 네 명의 에브로 수비가 박스 안에 있었지만 이강인의 침투를 신경쓰다 바추아이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 바추아이가 편안하게 헤더로 마무리해 득점했다.

발렌시아는 5일 새벽(한국시간) 후반 13분 13초에 골망을 가른 바추아이의 골로 2018-19 스페인 코파델레이 32강 2차전 에브로전에 1-0으로 승리했다.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강인은 직접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으나 선발 출전ㄹ해 77분간 뛰며 승리에 기여했다.

바추아이의 득점 장면을 중계한 스페인 방송 라리가TV의 해설자는 이강인의 움직임을 칭찬했다. 만 17세로 이날 출전한 가장 어린 선수였던 이강인이 득점 직전 상황에 공을 잡고 공간을 만드는 장면을 보며 스페인 현지 중계진은 "믿기지 않는다(increible)"고 말했다.

스페인 현지 중계진은 "에브로 수비가 정적이라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바추아이가 공을 받기 위해 움직여줘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강인이 가운데로 이동하며 바추아이와 가까워졌다가 분산되어 움직이는 과정에 에브로의 수비가 허물어지고 골이 나왔다. 중계진의 해설대로 이강인과 바추아이가 좋은 호흡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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