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김광현이 12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팀 우승이 확정된 뒤 기쁨을 드러내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12일 SK 와이번스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마운드 위에서는 에이스 김광현이 있었다.

김광현은 이날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13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5-4 승리를 거뒀다. SK는 2007년 창단 첫 우승 후 2008년, 2010년, 그리고 8년 만인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김광현은 지난 9일 4차전 선발로 나와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90개의 공을 던졌기에 이날 등판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경기가 연장 13회까지 흐르고 13회초 한동민의 홈런으로 팀이 5-4 리드를 만들자 그가 마운드에 올랐다. 김광현은 2사 후 마지막 타자 박건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외야를 바라보며 두 팔을 치켜들었다.

8년 전 팀의 우승 순간 마운드에도 그가 있었다. 김광현은 당시 한국시리즈 1차전에 나와 4⅔이닝 3실점(82구)을 기록했다. 그리고 4차전에서 4-0으로 앞선 8회 1사 1,2루에서 등판해 1⅔이닝 1피안타 4탈삼진 3사사구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4-2 승리를 지키고 우승을 확정했다.

김광현은 2010년 25경기에 나와 17승7패 평균자책점 2.37을 기록했다. 시즌 첫 경기를 빼고 24경기가 선발 등판이었지만 SK는 4전 전승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하기 위해 김광현을 마무리 카드로 내세웠다. 이처럼 에이스를 우승 순간 마운드에 올리는 것은 에이스 대우로 평가받으며 미국, 일본에서도 낯설지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KBO 리그에서 사실상 시초는 1998년 정민태(현대)였다. 2000년대 이전까지는 투수 분업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에이스가 선발과 뒷문을 오가는 일이 잦았다. 정민태는 1998년 28경기에 모두 선발 등판해 17승9패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했고 그해 한국시리즈 1차전, 4차전에 선발 등판한 뒤 6차전에서 1⅓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마지막을 지켰다. 정민태는 그해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0.51로 시리즈 MVP에 올랐다.

정민태는 2003년 1차전, 4차전에 선발 등판했고, 사흘 쉰 뒤 7차전에서는 완봉승을 거둬 3경기 3승 평균자책점 1.69로 다시 한 번 시리즈 MVP를 거머쥐기도 했다. 2000년 7차전에서 팀의 우승을 확정지은 임선동 역시 그해 29경기 18승4패 평균자책점 3.36을 모두 선발 등판으로 기록했다. 현대가 에이스 투수의 세이브 역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세이브 투수들이 활약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부터는 2004년 조용준(현대), 2005~2006년 오승환(당시 삼성), 2007년 정대현, 2008년 채병용(이상 SK) 등이 등판하며, 한국시리즈에서 선발들의 마무리 '외도'가 사라졌다. 2010년 김광현이 세이브를 거둔 뒤 다시 2011~2013년 오승환, 2014년 임창용(삼성), 2015년 이현승, 2016년 이용찬(이상 두산) 등 마무리 투수들이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을 장식했다.

그러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완봉승을 거뒀던 양현종이 5차전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 팀의 7-6 승리를 지키고 포효하며 다시 에이스의 우승 세이브 역사가 돌아왔다. 그리고 올해 김광현까지 팀의 포스트시즌 대장정에 방점을 찍으며, 팬들에게 에이스의 존재감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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