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나이로 50대 중반에 접어드는 미우라 가즈요시가 2019년 시즌에도 선수 활동을 할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미우라 가즈요시(1967년 2월 26일생요코하마 FC)가 52살이 되는 2019년에도 선수 생활을 하겠다고 한다청소년 축구 팬들에게는 큰아버지뻘 되는 나이다실제로 12일 현재 J2리그 4위인 요코하마 FC에는 미우라 가즈요시의 조카뻘 되는 사이토 고키(2001년 8월 10일생)와 야스나가 레오(2000년 11월 19일생)가 있다.

   

일본 스포츠 매체 보도 내용뿐만 아니라 요코하마 구단 그리고 관계자들 모두 미우라 가즈요가 2019년 시즌에도 그라운드를 누빌 것으로 믿고 있다고 한다.

 

국내 축구 팬들에게 미우라 가즈요시는 한국과 경기에서 꽤 잘해좀 귀찮은 선수로 기억된다두 가지 사례를 보자.

 

먼저 한국에서는 도하의 기적’, 일본에서는 도하의 참사로 불리는 1994년 미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이다

  

1993년 10월 29일 새벽 모래바람을 타고 날아온 축구 대표 팀의 낭보는 축구 팬들은 물론 국민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미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마지막 날 한국은 기적 같은 경기 결과를 받아들며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출전에 성공했다이 과정에 미우라 가즈요시가 있었다.

 

최종 예선 출전국은 한국과 북한일본 등 동아시아 3개국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라크 등 서아시아 3개국 등 6개국이었다한 차례씩 돌려 붙기를 해 상위 2개국이 본선 출전권을 쥐게 돼 있었다.한국은 첫 상대인 이란을 3-0[득점자 박정배 하석주 고정운]으로 가볍게 꺾어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이라크와 2차전사우디아라비아와 3차전을 잇따라 2-2[득점자 김판근 홍명보], 1-1[득점자 신홍기]로 비긴 데 이어 일본과 치른 4차전에서 미우라 가즈요시에게 내준 한 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져 자력으로는 본선 출전이 불가능하게 됐다.

 

1승 2무 1패 승점 4점으로 사우디아라비아[1승 3]와 일본[211]에 승점 1점이 뒤져 있어 한국으로서는 북한과 최종전을 무조건 이기고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가운데 어느 한 팀이 지거나 비겨 골 득실 차를 따지는 상황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당시 승점 제도에서는 이기는 팀에 2점을 줬다.

 

한국 시간 28일 오후 10시 15분 카타르 도하 시내 3개 구장에서 남북 경기를 비롯해 일본-이라크사우디아라비아-이란 전이 동시에 킥오프했다가장 먼저 경기가 끝난 사우디아라비아-이란 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4-3으로 이겨 2장의 출전권 가운데 한 장을 거머쥔 상태였다나머지 한 장을 놓고 한국과 일본이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이고 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티켓의 향방은 일본 쪽으로 기울어져 갔다.

 

한국이 북한에 3-0[득점자 고정운 황선홍 하석주]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일본 또한 이라크를 2-1[득점자 미우라 가즈요시 나카야마 마사시]로 리드하고 있었다일본의 축구 사상 첫 월드컵 진출이 성사되는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경기 종료 10초 전 이라크 공격수 움란 자파르의 헤딩슛 한 방이 두 나라의 희비를 갈랐다.

 

한국은 2승 2무 1패로 일본과 승점(6)은 같지만 골 득실 차에서 일본(+3)에 2점 앞서 극적으로 3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나서게 됐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일본이 미국 월드컵에 갔다면 최종 예선 한국전 결승 골북한전 2이라크전 선제 골에 아랍에미리트연합 태국 방글라데시 스리랑카와 치른 1차 예선에서 기록한 9골을 더해 13골로 아시아 예선 득점 1위에 오른 미우라 가즈요시는 최고의 영웅이 됐을 것이다.

 

미국 월드컵이 열린 1994년 10월에는 히로시마에서 제12회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렸다뉴델리 마닐라 도쿄 자카르타 방콕 테헤란 서울 베이징 등 수도가 아닌 도시에서 개최된 첫 번째 아시안게임이었다이 대회의 하이라이트 가운데 하나가 축구 한일전이었는데 이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31분 미우라 가즈요시에게 선제골을 내줘 끌려 갔고 준결승 진출에 먹구름이 끼었다.

 

후반 7분 유상철이 동점 골을 터뜨린 뒤 32분 황선홍이 역전 골을 뽑아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경기 종료 4분을 남겨 놓고 이하라 마사미에게 중거리 슛을 허용해 2-2 동점이 됐다.

 

연장전을 떠올리는 순간 황선홍이 페널티 마크 부근에서 일본 수비수 반칙을 유도해 얻은 페널티킥을 골로 연결해 대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한국이 진땀 나는 승부를 벌이게 된 도화선이 미우라 가즈요시였다

 

이 일화는 1990년대 중반의 일로 미우라 가즈요시는 그때 우리나라 나이로 서른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 무렵 태어난 아이는 이미 성년이 됐다.

 

그렇다면 운동선수들은 몇 살까지 활동할 수 있을까종목별 개인별로 찬차만별인데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운동 특성상 많은 나이에도 활동을 선수들이 많은 야구의 경우 메이저리그에서는 새철 페이지(59, 1965년 이하 은퇴할 때 나이와 연도)) 잭 퀸(50, 1933호이트 빌헬름(49, 1972제이미 모이어(49, 2012필 니크로(48, 1987닐 애트록(48, 1922놀란 라이언(46, 1993등 40살을 넘기며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이 수두룩하다.

 

야수로는 찰리 오리어리(58, 1934)가 최고령 은퇴 기록을 갖고 있는 가운데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훌리오 프랑코(49, 2007)가 은퇴 나이 순서 5위에 올라 있다.

 

40살이 넘어서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한 선수도 꽤 있다잭 퀸과 제이미 모이어 필니크로 로저 클레멘스 랜디 존슨 데이비드 웰스 등이 불혹을 넘긴 나이에 투수판을 밟았다야수인 샘 라이스도 있지만 투수의 활동 연령이 비교적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4쿼터(경기 시간 48내내 뛰어야 하는 미국 프로 농구(NBA)에서는 카림 압둘 자바(42, 1989)를 비롯해 30명에 가까운 선수가 마흔 살을 넘기며 선수 생활을 했고 독일 출신 덕 노비츠키가 우리나라 나이로 41살인 2018~19년 시즌 코트를 누비고 있다.

 

몇몇 장거리 선수를 빼곤 선수 활동 기간이 길지 않은 육상경기에 특별한 사례가 있다.

 

2011년 대구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흥미진진한 볼거리 하나가 이뤄지지 않았다통산 아홉 번째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에 도전했던 멀린 오티(슬로베니아)가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티켓을 손에 넣지 못했기 때문이다.

 

400m 릴레이 멤버로 대회 출전을 노렸던 오티는 자국 대회에서 릴레이 대표 팀 일원으로 달렸으나 4476에 그쳐 대구 대회 기준 기록(4400)을 넘지 못했다오티는 슬로베니아 국가 대표 선발전에서도 주 종목인 200m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멀린 오티는 대구 대회 이후인 2012년 6월 헬싱키에서 열린 제21회 유럽육상선수권대회 400m 릴레이에 출전해 노장 투혼을 발휘했다멀린 오티는 1960년 5월 10일 태어났으니 이 대회에 52살의 나이로 출전한 것이다유럽선수권대회 역대 최고령 선수 기록을 이 대회에서 세웠다.

 

슬로베니아는 예선 1조에서 4428로 탈락했으나 멀린 오티는 일찍 자식을 보았으면 할머니도 됐을 나이에 20살 이상 어린 선수들과 함께 100m 정도를 전력 질주했다.

 

1980년 모스크바 대회 때 올림픽에 데뷔한 멀린 오티는 200에서 동메달을 따 카리브해 나라 여자 선수(당시 국적은 자메이카)로는 올림픽 첫 메달리스트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멀린 오티는 올림픽에 일곱 번 출전했고 은메달 3동메달 6개를 목에 걸었다세계적인 선수이면서도 올림픽 금메달이 없어 비운의 여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는 1983년 제1회 헬싱키 대회부터 2007년 오사카 대회까지 여덟 차례 출전해 200와 400m 릴레이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4동메달 7개 등 14개의 메달을 획득해 남녀 통틀어 최다 메달리스트로 기록돼 있다.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와 영연방대회 등 세계 규모 대회에서 딴 메달도 33개나 된다. 100에서 10초대를 67차례나 뛰었고 57개 대회 연속 우승의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위 사례들은 미국이나 유럽 중미 선수들에 국한된다미우라 가즈요시는 동양인 축구 선수다그래서 미우라 가즈요시의 현역 연장 소식이 눈길을 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