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슈투트가르트(독일), 취재 유현태 기자, 영상 임창만 기자] 팀차붐플러스가 독일 원정 첫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다가올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더 강한 상대를 만나고 싶다는 의지다.

'팀차붐플러스'는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아시아 유소년 축구의 동반 성장을 위해 올해 여름 중국 선전(심천)에서 출범시킨 프로젝트다. 국내에서 초등부 유망 선수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차범근축구상 '독일원정대'의 중등부 버전이다.

팀차붐플러스는 9일부터 19일까지 독일 현지에 머무르며 훈련과 연습 경기를 진행하고 분데스리가 경기도 관람한다. 축구 선진국인 독일의 축구를 직접 경험하는 것이 목표다. 중등축구연맹의 도움을 받아 선발한 16명의 선수가 이번 원정에 참가한다.

그 첫 실전이 바로 11일(한국 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 메르세데스벤츠아레나 보조 구장에서 열렸다. 경기 전 최남철 감독은 "첫 경기인 만큼 선수들이 가진 능력을 맘껏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선수들도 그 기대에 부응했다. 팀차붐플러스는 독일에서도 선수 육성에 장점이 있다는 VfB슈투트가르트 15세 이하 팀과 맞대결에서 전,후반은 각각 35분씩 치러 5-2로 이겼다.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냈다. 슈투트가르트가 15세 이하, 14세 이하 선수들이 혼합해 팀을 꾸렸다. 1살 차이로도 신체적 격차가 나는 유소년 단계에선 적지 않은 차이.힘과 속도에서 앞섰고 선발 과정을 거친 선수들답게 기술적으로도 뛰어났다.

직접 맞붙은 선수들의 말도 그렇다. 왼쪽 수비수로 나서 경기 전체를 뛴 윤태양은 "예상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슈투트가르트 선수들이) 공도 잘 다루고 패스도 좋은데, 힘과 속도에서 밀린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 상대들은 나이가 같아 훨씬 강할 것이라고 들었다"면서 방심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첫 승리에도 방심은 금물이다. 최남철 감독 역시 다음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아주 잘했다. 시차 문제도 있지만 내용도 결과도 잡았다"고 호평하면서도 "비슷한 팀을 만나면 선수들이 조금 더 느끼고 생각할 점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슈투트가르트 선수들의 전술적 이해도나 기술에선 충분히 높은 평가를 내릴 수 있지만, 팀차붐은 신체 능력의 우위로 경기를 쉽게 풀었다고 자평했다. "같은 나이의 선수들과 맞붙었을 때 진짜 역량을 볼 수 있다"면서 다음 경기가 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팀차붐의 목적은 단순히 승리가 아닌 경험과 성장이다. 다소 전력이 처지는 팀을 상대로 승리한 것에 만족할 생각은 없다. 오히려 강한 팀과 만나 약점을 확인하고 더 발전하기 위한 동기부여를 찾는 것이 그 목표다. 어린 선수들이 많았던 슈투트가르트전은 팀차붐에 신선한 자극을 주기엔 부족했다. 발전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막강한 상대가 필요할 수도 있다.

승리했지만 아직 목이 마르다. 팀차붐은 다름슈타트와 아인라흐트프랑크푸르트 유소년 팀과 두 번의 연습 경기를 더 치른 뒤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