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스포티비뉴스=덴버(미국), 김건일 기자] 불펜의 시대다. 궁여지책에서 시작한 오프너(선발투수를 아주 짧게 던지게 해 초반 실점을 막고 두 번째 투수에게 더 긴 이닝을 맡기는 방식) 전략은 곧바로 포스트시즌에서도 적용됐다. 심지어 위장 선발투수를 쓰기도 했다.

올해 선발투수의 투구 이닝은 2만 6,060⅔이닝, 불펜 투수들은 1만 7428⅓이닝을 던졌다. 8,644⅓이닝 차이다. 이 차이는 2014년부터 꾸준히 줄고 있다. 2014년에는 1만 4370⅓이닝 차이였다.

미국 디 어슬레틱은 8일(한국 시간) "최근 50년에서 지난 49년과 내년은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긴 이닝을 적당히 막는 이닝이터보다 짧은 이닝이라도 최소 실점으로 잠그는 선발투수가 더 각광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류현진을 예로 들었다.

이 매체는 류현진과 데릭 홀랜드를 비교했다.

류현진은 82⅓이닝 투구에 그쳤지만 ERA+(조정 평균자책점)는 198이었다. 홀랜드는 그 2배가 넘는 171⅓이닝을 던졌으나 ERA+는 109였다.

다음 비교 대상은 네이선 이볼디와 제임스 실즈다. 이볼디는 111이닝 ERA+ 112를 기록했다. 실즈는 204⅔이닝 ERA+93으로 시즌을 마쳤다.

제이슨 스타크 기자는 "류현진과 이볼디는 예전의 기준에서 '부상이 잦은' 혹은 '기대치가 낮은' 선수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단순하게 바라볼 수 없다"고 썼다.

한 메이저리그 구단 고위 관계자는 "이제 6~7이닝을 던지는 투수를 영입하는 데 집중하지 않는다. 한 시즌 32~33경기에 나갈 필요도 없다. 1년에 20~25경기에서 아웃 16개만 확실히 잡아도 좋다"고 밝혔다.

스타크 기자는 팬그래프 WAR을 기준으로 위 4명의 올 시즌 가치를 평가했다. WAR 1에 800만 달러로 계산하면 이볼디 1,800만 달러 / 홀랜드 1,640만 달러 / 류현진 1,630만 달러 / 실즈 680만 달러다.

류현진이 설령 부상 위험을 안고 있더라도, 올해처럼만 마운드에서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면 투자할 만 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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