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용수 감독 ⓒFC서울


[스포티비뉴스=구리, 한준 기자] "운동장에서 불꽃이 튀고 있다." FC서울 공격수 박주영은 최용수 감독의 지난달 복귀 이후 팀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했다. 개인적으로도 편해졌다며 무승을 깨지 못했지만 희망을 품고 있다고 했다. 박주영이 말한 불꽃은 최용수 감독이 추구하는 방향과 같다. 그는 팀 반전의 키포인트가 '전투력'이라고 했다.

FC서울의 최용수 감독과 공격수 박주영, 윤주태가 8일 오후 경기도 구리시 GS챔피언스파크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최 감독은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은 스플릿 라운드가 진행 중인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5라운드 현재 승점 37점으로 9위에 올라 있다. 오는 11일 12위 전남드래곤즈(승점 32점)와 홈 경기를 치른다.

전남전은 중요하다. 12경기째 승리가 없는(5무 7패) 서울은 전남, 인천, 상주와 3연전을 남겨두고 있다. 12위 전남에 패할 경우 승점 차가 2점으로 좁혀진다. 10일 강원 원정에 나서는 11위 인천유나이티드(승점 33점)의 상황에 따라  추월당할 수 있다. 

"하위 스플릿에 들어와서 우리 팀이 강등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많이 쓰게 됐다. 사실 약간 위험한 상황인데, 지난 강원전부터 긍정보다 부정적 면으로 경기 보여주고 있다. 선제 득점 후 동점 상황이 나온 것은 물론 아쉽지만, 결코 거기에 대해서 난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1차 목표는 강등 탈출이다. 점점 팀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전남전에 반드시 홈 팬들 앞에서 내용과 결과를 다 가져오는 좋은 경기 하고 싶다."

서울은 전남전에 승점 3점을 얻지 못하면 잔여 2경기 결과에 따라 최하위로 추락할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반면 전남을 꺾고 승점 40점이 되면 사실상 잔류를 확정한다.

8일 오전 훈련을 마친 뒤 미디어데이에 임한 최 감독은 전술, 전략적으로 변화를 줬고, 훈련장에서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훈련이 곧 팀의 얼굴이 될 수 있다. 훈련에서 정말 진지하고, 집중력을 갖고 해야 한다. 우리가 하는 훈련 세션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쓸 수 있는 연장선이다. 또, 훈련에서 선수 개개인의 보지 못했던 잠재력을 볼 수 있다. 기존 큰 틀에서 전술에 대한 부분을 강조 많이 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선수들이 짧은 시간에 잘 이해하고 따라와 주고 있다. 저도 선수들도 안타까워하는 부분은 결과, 승점 3점이라는 숫자다. 절대 저는 거기에 대해 선수들이 조바심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만, 토너먼트 같은 스플릿 5경기는 지면 안 된다. 전반부터 수비에 대한 철저한 의식을 가져야 한다." 

최 감독은 자신이 이전처럼 결과 위주로 팀을 만들기보다 공격적이고, 선도적인 팀이 되어 승리하고자 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 수비력과 전투력, 활동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더욱 지향하는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려면 한 발짝 더 뛰고 전투력 올려서 하나가 돼야 한다. 그래야 더 좋은 그림 나올 수 있다. 옛날에 FC서울은 화려했다. 하지만 지금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부임 후 아직 승리가 없는 최 감독은 급격히 팀을 바꾸기 보다 단계적으로 팀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했다. 

"미팅 때 선수들에게 했던 얘기다. 내가 간만에 돌아와서 3연승을 했으면 모든 포커스가 내게 몰렸을 것이다. 내가 다시 팀에 온 것은 구단이 정체성 되찾고 선수들이 가진 잠재력 끌어내고, 선수 개인의 발전을 도와주는 역할 하고 싶어서다. 사실 과거에 상당히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해서 이기는 법에 대해 많이 알았다. 지금처럼 올바르게 가는 것은, 선수들도 힘들겠지만 팬들도 인내심 갖고 기다리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만드는 과정은 정상적이다. 나도 이런 시기가 지도자 커리어에 도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도 큰 소리 없이 같이 가는 모습 긍정적이다. 지금 우리의 순위, 지금의 우리가 많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모양새지만, 이 또한 감당해야 한다. 우리 힘으로 반전할 것이다. 반전되는 시기가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가끔 성공할 때보다 실수, 실패할 때가 참 배우는 점이 많구나라는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선수들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기다릴 줄 아는 시기를 다 잘 기다리고 있다. 그 순간이 전남전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길게 보고 팀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하지만 당면한 강등이라는 위험은 외면할 수 없다. 전남전은 결과가 필요하다. 

"사실 제가 우리 팀에 복귀했을 때 그런 고민으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우리가, 지금 내가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없었다. 항상 위만 쳐다보고 갔다. 빠르게 이 내부를 수습해야 한다. 강등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단어다. 선수들에게 디테일하게 접근했다. 자꾸 이런 피해 의식을 깨주고 싶고, 자신감과 용기를 더 불어넣고 싶었다. 그러니까 점점 우리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짧은 시간에 달라졌다. 전술적으로나 훈련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선수들과 소통하고 있다. 항상 저는 형평성 안에서 움직인다. 몸 좋은 선수가 나간다. 강등은 우리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지만, 자칫 설마설마하다가 설마가 부산아이파크나 성남처럼 떨어지게 된다는 위기 의식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 흐름대로 우리가 좀 더 경기에 임하는 자세, 집중력, 전투력을 더 끌어올리면 그런 위험 상황까지는 안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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