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척스카이돔 전경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서울히어로즈가 새로 메인 스폰서를 구했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넥센타이어와 메인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넥센 히어로즈라는 이름을 사용해 온 히어로즈는 7일 오전 키움증권과 계약 기간 5년, 연간 100억 원 규모(인센티브 별도)의 계약을 체결했다. 키움증권과 계약은 내년 1월부터 시작된다. 올해 말까지는 넥센 히어로즈로 운영된다.

히어로즈는 KBO 리그에서 유일하게 모기업 없이 스폰서십으로 자생하는 구단이다. 2008년 우리담배와 스폰서십을 맺었다가 2009년에는 메인 스폰서 없이 구단을 운영하며 재정난을 겪었고 2010년 넥센타이어와 손잡으며 9년의 관계를 맺어 왔다. 야구 팬들에게 자연스럽게 이름을 홍보할 수 있게 된 넥센타이어와 재정 안정성을 갖춘 히어로즈의 파트너십은 프로 스포츠 자생 구단의 선례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말 재계약을 앞두고 계약 세부 내용에서 이견이 생기면서 다른 스폰서를 알아보다가 다시 재계약을 체결했고, 올해는 구단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이미지 악화 때문에 넥센타이어가 스폰서비 지급을 중단하는 등 여러 차례 파열음이 일었다. 히어로즈는 결국 넥센타이어와 이별하고 키움증권을 택했다.

히어로즈는 지난해부터 경영권 분쟁으로 구단의 앞날이 투명하지 않고 올해 초에는 이장석 전 대표가 횡령 혐의로 구속되는 내홍을 겪어왔다. 그럼에도 창단 후 처음으로 5년이라는 장기 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투지와 팀의 육성 철학, 그리고 키움증권의 공격적인 스포츠 비지니스 마케팅 의지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7일 '스포티비뉴스'에 "우리 회사의 증권거래 플랫폼인 '영웅문'과 히어로즈라는 이름, 구단의 육성과 '키움'이라는 이름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밝혔다.

KBO는 포스트시즌이 끝나는 대로 이 전 대표에게 영구실격 징계를 내리며 구단 운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할 계획이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 전 대표가 구단을 매각하고 새 기업이 구단을 인수하는 것. 그러나 키움증권은 금융사기 때문에 금산분리법 상 프로 구단을 소유할 수 없다. 히어로즈는 키움증권과 손잡으며 계속해서 자생 구단으로 생존을 이어나가겠다는 노선을 분명히 했다.

부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히어로즈는 구단의 이미지가 하락하고 메인 스폰서인 넥센타이어와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하면서 서브 스폰서 유치에도 난항을 겪어왔다. 실제로 고척돔 관중석 광고판은 휑하게 비워져 있다. 연간 100억 원 규모라고는 하지만 구단 운영비가 1년에 100억 원을 훌쩍 넘기 때문에 서브 스폰서 계약은 중요한 문제. 키움증권과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구단 운영에 안정감이 생긴 만큼 다시 서브 스폰서 유치에도 힘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키움증권도 우려하는 바는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현재 구단에 내분이 있는 것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계약 사항에 키움증권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별도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KBO도 구단의 행보를 마뜩치 않게 보고 있는 눈치. 모두가 우려하는 경영권 문제가 하루 빨리 매듭지어지지 않는다면 히어로즈 구단 운영은 계속해서 암초를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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