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 내내 활약한 엄원상(11번) ⓒ연합뉴스
▲ 대회에서 결승 골을 담당한 전세진(7번)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지난 2002년처럼 대한민국 축구가 월드컵 4강에 오른다?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내년 5월에 열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폴란드 월드컵까지 남은 7개월 동안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하느냐, 또한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준우승 멤버에 이강인(17, 발렌시아), 정우영(19, 바이에른 뮌헨), 김정민(19, 리퍼링)을 팀에 어떻게 녹여내는지가 관건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19 대표 팀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AFC U-19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4일(현지 시간) 결승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석패했다. 하지만 대회 4위 이상 주어지는 폴란드 U-20 월드컵 출전권을 따내며 성과를 냈고, 2014년, 2016년 조별리그 탈락의 불명예를 씻었다. 이강인, 정우영, 김정민 등의 해외파가 소속 팀의 반대로 차출되지 못해 100% 전력이 아닌데 낸 쾌거다.  

정정용호는 C조 조별리그에서 1차전 호주와 1-1로 비겼고, 이어 요르단을 3-1로 격파, 베트남까지 3-1로 이겨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 타지키스탄을 1-0으로 잡고 4강에 올랐다. 준결승 상대 카타르를 대회 최고 경기력으로 눌렀다. 3-1 완승이었다. 결승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일본을 누르고 온 사우디에 1-2로 졌지만, 후반전에 저력을 보였다. 대회 초반엔 답답한 경기력으로 비판도 받았는데, 대회 후반으로 갈수록 경기력이 올라왔다. 

전세진이 결승 골 3회를 비롯해 활약했고, 조영욱도 위기 때마다 깔끔한 페널티킥으로 팀의 리드를 지켰다. 엄원상은 약간의 부상으로 몸상태가 100%가 아닌데도 '다른 레벨'의 몸놀림을 보였다. 국내파로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였다. 대회를 마치고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정정용 감독 역시 "이번 대회 6경기서 1차 목표(월드컵 진출)를 달성하고 결승에 가준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어려운 고비가 있었지만 잘 이겨내 줘서 감독으로서 고맙다. 20세 이하 월드컵은 지금 선수들 시기에 굉장히 중요한 대회다. 값진 경험을 하고 개인 능력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월드컵을 위해 다시 뭉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소감을 남겼다. 

▲ 이강인(왼쪽)이 합류하면 4강도 가능하다고 언급한 정정용 감독(오른쪽) ⓒ한희재 기자

월드컵을 위한 1차 관문은 넘었다. 이제 본선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 내년 5월에 열리는 기간까지 7개월의 시간이 남았다. 더욱이 해외파도 합류한다. 정 감독도 "기존 선수들에 해외파가 합류하면 8강, 4강도 충분히 가능하다. 얼마나 소집해서 조직력을 갖추느냐가 관건이다"고 설명했다. 17세 이강인은 최근 코파 델레이로 발렌시아 1군 데뷔전을 치르며 나이와 상관없이 최정상급 유망주로 평가받는다. 정우영도 바이에른 2군에서 주전으로 뛰며 동나이대에 경쟁력이 있는 선수다. 김정민 역시 최근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팀에 월반해서 참여해 금메달 획득에 일조했고, 최근 '벤투호' 3기에 합류하며 재능을 인정받았다. 세계 대회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다. 

정 감독은 이미 월드컵에 대한 플랜을 짰다. 그는 "(선수들에게) 개인적인 데이터를 건네줬다. 실시간 피드백을 계속할 것이다. 소집을 위해 프로 팀에서 쉽게 보내주지 않을 것이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피지컬 트레이너가 계속 접촉해 피드백할 것이다. 데이터에 준한 선수들이 올 수 있도록 관리, 지도하겠다"며 지속적으로 선수를 관리하겠다고 했고 "우리도 이젠 카운셀러가 필요하다. 경기 중에 실수가 있을 수 있다. 선수들이 인터넷으로 반응을 접했을 때 힘들어하는 걸 보고 측은했다. 이겨내야 하지만, 아직 성숙해지는 단계다. 감독으로서 한계가 있어 안타까웠다. 자신감이 중요하다. 수원 컨티넨탈 컵 당시 일주일 만에 잘했던 건 자신감의 차이다. 심리적인 요소를 더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세부 계획을 밝혔다. 

황금세대와 함께 남은 7개월 치밀하게 준비하면, 2002년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한번 한국 축구가 4강에서 환호하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한국은 지난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당시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4강에 오른 기억이 있다. 이후 1991, 2009, 2013년 8강 진출로 높은 곳에 올랐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U-20 월드컵 땐 16강까지 도전을 이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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