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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현장] '아산 사태' 대표팀 잔칫날, K리그는 울었다

기사승인 2018.10.12 17:48
▲ 김병지, 송종국 등 전 국가대표 선수 및 경찰축구단 선수들이 호소했다. ⓒ한준 기자
▲ K리그 로고가 함께 그려진 우루과이전 카드섹션 '꿈은 이어진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한준 기자] 6만 4천명을 수용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5년 만에 매진됐다. 2013년 10월 브라질 대표팀과 친선 경기는 네이마르를 앞세운 브라질의 인기에 힘입은 매진이었다. 정확히 5년 만인 12일 밤 우루과이와 친선 경기는 순수하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대한 열기로 가득찼다.

한국축구는 지금 잔치 분위기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로 보인 투혼이 돌아선 팬심을 감동시켰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드라마틱한 우승에 10대 팬, 여성 팬이 급증했다.

하지만 이 잔치는 오직 대표팀에 한정되어 있다. K리그는 여전히 위기다. 우루과이전 킥오프 2시간 30분 전. 서울월드컵경기장 기자회견실에 전 국가 대표 선수들이 모여 호소했다. 경찰청이 아산과 연고 협약을 맺고 함께 운영하던 아산무궁화(K리그2)에 선수 수급을 중단하겠다고 일방 통보한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다.


◆ 경찰청 선수 수급 중단 선언, 아산무궁화와 K리그의 위기

병역 의무는 한국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가장 큰 숙제다. 피해갈 수 없는 신성한 의무지만, 경력 단절과 경기력 저하의 위기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일정 기준을 넘은 우수 선수들을 위해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상 획득 선수를 체육요원으로 복무하는 특례가 존재하고, 상주상무, 아산무궁화 등 군경에 입대해 프로 경기를 뛸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다. 

이 중 큰 축을 담당하던 경찰청 축구팀의 해체는 최근 의경 폐지 문제와 더불어 시간 문제로 여겨졌으나, 2018년 하반기 이뤄진 선수 수급 중단은 급작스러웠다. 아산은 올해 전역한 선수를 빼나 14명만 남은 상황. 

새로 입대하지 못하는 선수들의 상황은 어쩔 수 없어도 2019시즌 K리그 참가가 불가능해 아직 복무 기간이 남은 선수들에겐 날벼락 같은 일이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이 사태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소셜네트워크 운동을 전개한 가운데 김병지, 송종국, 최진철, 현영민 등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전 국가 대표 선수들, 박건하 전 국가대표 선수 및 코치, 전 경찰축구단 선수 염기훈, 김은선, 신형민, 정혁, 최보경 등이 모여 한국 축구의 잔치 현장에서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아산무궁화 서포터즈도 함께 했다.

이들은 "2023년까지 의무경찰을 폐지한다는 정부의 방침이 있었기에, 아쉽지만 아산무궁화도 2023년경에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면서도 "지난 9월 돌연 입장을 바꿔 당장 올해부터 아산무궁화의 선수 선발을 중단하겠다는 일방적인 결정을 내렸다"며 상황을 알렸다.

전 국가 대표 선수들은 "이렇게 되면 K리그의 파행은 물론, 이번 러시아 월드컵 대표로 활약했던 주세종 등 남은 14명의 선수들이 축구선수로서 활동할 공간이 완진하 사라지게 된다. 입대를 준비하고 있던 많은 선수들에게도 큰 충격일 수 밖에 없다. 아산무궁화가 운영하고 있던 유소년 클럽도 연쇄 해체되어 축구 꿈나무들의 진로에도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 전직 대표 선수들의 합리적 호소, "점차적 인원 축소로 대비할 시간 달라"

이들은 "첫째 일방적인 선수 수급 중단 방침을 즉각 철회해 주십시오. 둘 째 최소 2년 간은 선수 수급을 유지하고, 점차적인 인원 축소를 통해 현재 복무 중인 선수들, 입대 예정인 선수들, 유소년 선수들의 불안을 최소화해주십시오. 셋째 아산무궁화 운영에 대한 향후 계획을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협의 하에 결정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주십시오"라고 구체적인 요구사항도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최진철은 "국가 정책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유예기간을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박건하 전 서울이랜드 감독도 "국민들도 많이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선수 대표로 나선 염기훈은 "제가 지금 선수 생활할 수 있는 계기가 군복무하며 경찰청에서 선수로 뛰었기 때문이다. 몸 담았고, 군복무했던 팀이 한 순간에 해체된다는 것에 가슴이 아팠다. 정책 반대가 아니라 한순간 결정이 아닌 대비할 기간을 줘야 준비할 수 있고, 그런 기회가 당연히 줘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를 기다리는 팬과 준비하는 협회 관계자 및 선수들 모두 오랜만에 찾아온 한국 축구의 봄을 만끽하기에 K리그에 처한 상황은 여전히 눈물겹다. 한국축구의 토양이자 뿌리가 흔들리면 지금의 봄이 언젠가 사라지리라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 팀 서포터즈 붉은 악마는 우루과이전에 '꿈은 이어진다'는 카드섹션을 준비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준결승전에 내건 '꿈은 이루어진다'를 이어 받은 카드섹션이다. 꿈이 이어지기 위해선, K리그도 함께 웃는 날이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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