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동열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선동열 저격수'를 자처한 손혜원 의원이 8일 오후 보도자료를 보냈다.

제목이 충격적이다. "KBO의 선동열 감독 선임 과정도 불투명…선동열 감독 선임한 회의의 회의록에는 참석자∙시간∙장소조차 없어"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맥락을 놓친 듯한 대목이 보인다. 의원실에서 친절히 첨부한 회의록은 분명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팀 코칭스태프와 관련한 내용을 담고 있다.

손혜원 의원은 "회의록에는 이날 선동열 전 기아 타이거즈 감독을 전임감독으로 선임하면서 그의 소속을 ‘국가대표팀 전임감독’으로 기재해놓았음"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어딘가 이상하다. 이 회의록은 2017년 7월 선동열 감독 선임 당시가 아니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만들어졌다. 단순히 직책을 문제삼은 게 아니라는 건 다음 문장에서 알 수 있다.

"이런 내용에 비춰볼 때 선동열 감독을 사전에 내정해 놓은 상태에서 형식적으로만 회의를 했거나, 회의 자체가 존재하지도 않았지만 추후에 국회의 자료 요청에 급조한 문서일 가능성이 높아 보임."

다시 강조하면 선동열 감독은 2017년 7월 24일 선임됐다. 문서는 2018년 만들어졌다. 손혜원 의원의 지적대로 날짜 등의 내용이 빠져 있어 정확한 시기는 불명이지만 이 '회의'가 아시안게임 대표 팀을 지휘할 감독을 뽑기 위해 열린 게 아니라는 건 상식이다.

부실한 내용에 대한 지적,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코칭스태프 회의록을 근거로 이미 2017년 7월부터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대표 팀을 지휘하기로 한 선동열 감독의 선임 문제를 제기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때의 과정까지 감안해도 그렇다. 

선동열 감독은 지난해 취임 후 언론 인터뷰에서 "구본능 총재의 제안을 받고 고심 끝에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손혜원 의원은 2017년 국정감사에서 구본능 전 총재와 양해영 전 사무총장, 현 KBSA 부회장을 신문하면서 이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지 않았다. 시간이 부족해 답답해하며 수많은 의혹을 꺼내놓으면서도 선동열 감독의 이름을 언급한 적은 없다. 

맥락 놓친 문제 제기를 보며 '이슈가 되니까 달려든다'는 인상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손혜원 의원은 4일 라디오 방송에 나와 "KBO나 야구협회나 모두가 다 주먹구구식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 것이 제가 댓글에서 보고 배운다"고 했다. 댓글 여론에 취해 사실 관계는 잊은 채 목소리만 높이는 '호통 불통 일방통행 국정감사'로 끝나지는 않을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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