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버스 샘슨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키버스 샘슨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한용덕 한화 감독의 반응은 한결 같았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시작으로 시즌 내내 샘슨을 칭찬했다. “우리팀 1선발”이라는 수식어도 빼놓지 않았다.

이랬던 한 감독이 샘슨에게 쓴소리를 했다. 4일 “아쉽다”고 혀를 찼다. “에이스라선 그래선 안 됐다. 투구 수 관리가 안 됐고 갑자기 무너지는 경기가 많다. 패스트볼 구속도 초반보다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3일 경기에 대한 평가였다. 롯데를 상대로 팀은 7-6으로 이겼으나 6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른 샘슨은 5회까지 5점을 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4회까지 잘 던지다가 5회 선두 타자에게 볼넷을 시작으로 연속 4안타를 얻어맞았다. 5회까지 투구 수가 92개에 육박했다.

개막전 선발을 시작으로 샘슨은 이번 시즌 28경기에서 13승을 올렸다. 팀 내 최다승이다. 탈삼진은 194개로 압도적인 1위다.

하지만 28경기에서 157⅔1이닝에 그치고 있다. 리그 14위다. 경기당 6이닝이 안 된다. 그런데 투구 수는 2950개로 2위다. 1위는 제이크 브리검(넥센)으로 샘슨보다 18개 많은 2968개를 던졌는데 이닝은 무려 190⅔이닝이다.

샘슨은 구위는 압도적인 반면 선발 경험이 적어 타자와 상대하는 요령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피안타율이 주자가 없을 때 0.197인데 주자가 생기면 0.285로 급격히 늘어난다. 투구 수가 늘어나는 원인이다.

더군다나 부상 복귀 후 성적이 좋지 않다는 점도 한화로선 걱정이다. 팔꿈치 통증으로 쉬었던 샘슨은 지난달 26일 부상 복귀전에서 3.2이닝 동안 공 87개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 150km를 훌쩍 넘겼는데 부상 복귀 후 두 경기에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0km를 못 넘었다.

한 감독은 샘슨과 데이비드 헤일 그리고 김민우가 잔여 경기 선발 로테이션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가을 야구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지은 셈이다.

시즌 내내 이어진 감독의 믿음에 샘슨은 스스로 1선발이라고 느끼고 있다. 이에 따른 책임감도 짊어지고 있다는 게 동료들의 평가다. 포스트시즌 선발 욕심도 누구보다 크다. 재계약 의욕도 있다.

로테이션 대로라면 샘슨은 오는 9일 KT와 경기에 등판한다. 신뢰 회복을 위한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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