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환(오른쪽)이 홈런을 친 뒤 공필성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김재환은 빠른 공에 강점을 갖고 있는 타자다. 올 시즌 패스트볼 상대 타율이 4할3리나 된다. 그에게 함부로 빠른 공 승부를 들어가선 안되는 이유다.

좌투수가 던지는 빠지는 슬라이더에는 2할4푼으로 약점을 보이고 있지만 빠른 공 승부에선 상대를 압도하는 힘을 보여 주고 있다.

선발투수라면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 김재환은 선발투수의 빠른 공 공략에 매우 뛰어난 재주를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환이 선발투수를 상대로 때려 낸 구종별 타율을 분석한 데이터다. 김재환은 선발투수들에게 특히 더 강했다. 경기의 흐름을 두산 쪽으로 끌고 오는데 큰 힘을 보탰다는 걸 알 수 있다. 경기 초반 부터 선발투수들을 무너트리며 두산이 분위기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줬다는 걸 알 수 있다.

약점을 보이던 슬라이더에서도 3할5푼8리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선발투수들의 유인구에는 잘 속지 않았다는 걸 뜻한다.

가장 눈에 띄는 기록은 단연 패스트보에 대한 대응력이다. 선발투수들이 던진 패스트볼에는 5할2푼1리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선발투수들에게 패스트볼은 그날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테스트 구종이자 자존심이다. 공의 빠르기에 상관없이 일단 빠른 공이 통해야 그다음 구종으로 유인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1회 첫 타자에게 초구로 빠른 공을 던지는 이유다.

그런 선발투수의 자존심을 김재환은 완벽에 가깝게 무력화시키고 있다. 함부로 빠른 공 승부 들어오지 말라고 데이터가 강력하게 말하고 있다.

또한 홈런도 빠른 공을 공략한 것이 많았다. 선발투수에게 때려 낸 홈런의 59%가 빠른 공을 무력화시켜 만들어 낸 것이었다.

그렇다고 다른 구종들에 약했던 것도 아니다. 스플리터 3할6푼1리, 커브 4할5푼 등 대부분의 구종에 강했다. 결국 힘으로 승부를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카운트를 몰고 간 뒤 빠른 공을 받아 쳐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데이터다.

가장 규모가 큰 잠실 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면서도 밀어 쳐서 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재환은 밀어 친 타구 타율이 최소 4할을 넘는다. 좌익 선상으로는 7할5푼의 타율을 기록했다. 또한 좌중간을 포함해 밀어서 친 홈런 비율이 44%나 된다. 힘으로는 김재환을 이기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데이터는 말하고 있다.

김재환은 이미 잠실 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타자 중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그 중심엔 선발투수의 자존심을 무너트리는 빼어난 패스트볼 공략 능력이 자리 잡고 있다. 김재환을 상대해야 하는 팀들로서는 꼭 한 번 생각해 보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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