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욱.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삼성 구자욱이 몰라보게 달라진 장타 능력을 앞세워 팀의 마지막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구자욱은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 2-2 동점이던 8회 1사 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려 내며 결승점을 뽑았다. 러프의 투런 홈런으로 승부의 추가 완전히 기울기 전 분위기를 만든 적시타였다.

중요한 건 그의 장타 능력이 후반기 들어 폭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자욱은 전반기에 5할4푼3리의 장타율을 기록했다. 이 수치도 꽤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장타력이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더 먼 곳으로 타구를 자주 날려보내고 있다. 후반기 구자욱의 장타율은 9할1푼3리나 된다.

전반기에 4개에 그쳤던 홈런도 후반기에는 13개나 때려 냈다. 전반기의 경기수가 훨씬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반기 들어 그가 얼마나 빼어난 장타 능력을 보여 주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비결은 발사각에 있었다. 이상적인 발사각으로 타구를 많이 날려 보내며 비거리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구자욱은 전반기 평균 타구 발사각이 7.7도였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서는 두 배 가까이 상승된 15.8도를 기록하고 있다.

힘 좋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평균 발사각은 약 12.75도 정도로 알려져 있다. 구자욱은 그보다 높은 타구 궤적을 그리며 보다 멀리 타구를 보내고 있다.

라인드라이브부터 플라이성 타구까지 만들 수 있는 10도에서 25도 사이 타구 비율이 22%에서 24%로 늘어났으며, 홈런을 만드는 데 이상적인 25도에서 45도 사이 발사각 비율은 18%에서 23%로 크게 높아졌다.

발사각이 이상적으로 형성되며 비거리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전반기 평균 타구 비거리는 69.8m였다. 평균은 웃도는 수치였지만 중심 타자로서는 다소 모자란 수치였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평균 비거리가 88.4m로 크게 늘어났다.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 히터의 비거리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 중이다. 모두 발사각의 이상적인 상승이 일으킨 변화다.

기본적으로 빠른 타구 스피드를 지닌 구자욱이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타구 스피드는 시속 147.1km나 된다. KBO 리그의 평균 타구 속도는 139.9km다. 불리한 카운트에서 콘택트 위주의 스윙을 하지 않는 한 구자욱은 평균을 훌쩍 넘는 타구 스피드를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이상적 발사각이 더해지며 장거리포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은 올 시즌부터 트랙맨 시스템을 도입해 선수들에게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구자욱의 발사각 변화도 그 연장 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타구를 멀리 보내는 첫 번째 조건은 이상적인 발사각이다. 구자욱 역시 타격 메커니즘의 변화를 통해 발사각을 높였고, 그 결과로 최상의 장타 능력을 얻게 됐다. 구자욱의 남은 시즌은 물론 앞으로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그가 더 강해질 수 있는 길을 찾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구자욱이 향상된 발사각을 앞세워 앞으로 어떤 기록들을 써 내려갈 것인지 유심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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