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너 맥그리거는 타고난 '광대'다. 맥그리거는 다음 달 7일(한국 시간) UFC 229 메인이벤트에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라이트급 타이틀을 놓고 맞붙는다. 이 경기는 스포티비나우(www.spotvnow.co.kr)에서 시청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실질적인 1라운드였다.

코너 맥그리거(30, 아일랜드)와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 러시아)가 정식으로 얼굴을 맞댔다. '광대' 맥그리거가 분위기를 주도한 가운데 누르마고메도프가 발끈하며 대응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UFC 229 프레스 콘퍼런스가 21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에 있는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열렸다.

콘셉트가 명확했다. 맥그리거는 시종일관 조롱과 비웃음으로 누르마고메도프 신경을 긁었다. 챔피언이 말을 꺼낼 때마다 기괴한 웃음소리로 훼방을 놓았다. 최근 론칭한 위스키 '프로퍼 트웰브'를 꺼내며 기자석 폭소를 유발하기도 했다. UFC 최고 광대다운 퍼포먼스였다.

지난 4월 '버스 난동 사건'이 입길에 올랐다. 맥그리거는 "내 친구를 건드렸으니 응당 치러야 할 대가였다. 더 부숴버릴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그때 상당히 겁먹은 거 같던데 심장은 괜찮나"라고 포문을 열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아무 일도 없었다. 네 친구 아르템 로보프한테 물어봐라. 난 그를 건드리지 않았다"고 맞받아쳤다.

맥그리거는 5개월 전 UFC 223 미디어 데이가 열린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 바클레이스센터에서 난동을 피웠다. 출전 선수들이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탄 버스를 주차장에서 공격했다. 주 타깃은 누르마고메도프.

강도가 꽤 셌다. USA 투데이에서 "그의 행동은 '작은 테러'"라고 표현했을 정도.

맥그리거는 수차 버스 창문을 부술 듯 집기와 손으로 공격했다. 바퀴 달린 짐수레를 던지기도 했다. 버스 유리창에 균열이 갔다. 지저분한 스마트폰 액면 같았다.

▲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표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굳어졌다.
한 기자가 마이클 비스핑 얘기를 꺼냈다. 영국 출신 첫 UFC 챔피언인 비스핑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맥그리거의 레슬링 훈련법이 우려된다. 주변에 능력 있는 그래플링 코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맥그리거는 "걱정할 필요 없다. 내 주위엔 훌륭한 레슬러가 쫙 깔려 있다. 반드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다음 달 7일이 기대될 정도다. 비스핑은 자기 걱정이나 했으면 한다"며 응수했다.

누르마고메도프에게도 질문이 들어갔다. 맥그리거와 경기는 옥타곤 안 전략 못지않게 심리전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현재 어떤 심정으로 타이틀전을 준비하는지 물음이었다.

현 챔피언은 "똑같다. 난 내 할 일을 할 뿐이고, 이 녀석(맥그리거)은 이 녀석대로 자기 페이스를 뚜벅뚜벅 딛을 뿐이다. 옥타곤 바닥을 뒹구는 맥그리거 모습을 기대해 달라. 재밌는 경기를 기대할 텐데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때도 맥그리거가 중간에 말을 끊으며 "넌 내 손 안에 있다(He's in my hand)"고 빈정댔다.

누르마고메도프 얼굴이 굳었다. 그는 포토 타임에도 맥그리거 신경전에 질린 듯 빠르게 연단 밑으로 내려갔다. 파이팅 포즈도 길게 취하지 않았다. 맥그리거는 계단으로 내려가는 챔피언을 향해 "꼬맹아, 어디 가니. 겁 먹은 거니"라며 끝까지 비아냥을 멈추지 않았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입씨름'이었다. 주먹을 맞대기 앞서 두 파이터가 날선 말을 주고받으며 타이틀전 분위기를 띄웠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세기의 대결 '0라운드(Pre-round)'에 오신 걸 환영한다. 기가 막힌 멘트 랠리였다. (프레스 콘퍼런스 이후로) 페이퍼뷰 판매 건 수가 더 늘어날 것 같다"며 능청을 부렸다.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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