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니엘 코미어(오른쪽)는 '옛 라이벌' 존 존스와 3차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잃을 게 많은 싸움이라는 점에서 먼저 드라이브를 걸 확률은 낮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식 반응을 보였다.

다니엘 코미어(39, 미국)는 20일(이하 한국 시간) ESPN 아리엘 헬와니 기자와 인터뷰에서 "존 존스 소식을 들었다. 미국반도핑기구(USADA)로부터 15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고 하는데, 주위에서 많이들 물어본다. 다시 (존스와) 붙을 생각이 있는지. 내 대답은 물론(obvious)이다. 피할 이유가 있는가"라고 말했다.

내용은 분명했으나 뉘앙스는 그렇지 못했다. 아리송한 여지를 남겼다.

존스와 붙어서 얻을 이득이 분명치 않다는 점을 드러냈다. 이기면 본전, 지면 손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했다.

코미어는 "하지만 한 가지 물음표가 떠오른다. 왜 (내가 존스와) 붙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확신이 안 선다. 난 더블 챔피언(2개 체급 타이틀 석권)이다. 지금도 브룩 레스너와 '더 큰 싸움'을 준비하고 있고. (옛 라이벌인) 존스를 향해서 관심을 기울이는 게 맞는 건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합리적인 질문이다. 코미어는 현 파이터 가운데 가장 승승장구하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 7월 8일 UFC 223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스티페 미오치치를 1라운드 KO로 꺾고 챔피언 벨트를 가슴에 품었다.

이미 라이트헤비급 왕좌에 오른 상태. 코미어는 마흔 가까운 나이에 많은 이 예상을 뒤집고 UFC 역사상 다섯 번째로 두 체급 챔피언에 오르는 노익장을 뽐냈다.

옛 라이벌과 입지는 천지 차이다. 한 명은 MMA 연감에 더블 챔피언으로, 한 명은 구제불능 악동으로 이름을 남겼다.

코미어는 과거 2차례 존스와 주먹을 맞댔다. 두 경기 모두 이기진 못했다.

2015년 1월 UFC 182에서 처음 마주했다. 결과는 만장일치 판정패. 두 번째 만남은 2017년 7월 UFC 214 무대에서 이뤄졌다. 이때도 존스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경기 뒤 도핑테스트에서 존스가 금지약물 튜리나볼 양성반응이 나와 노 디시전 처리됐다.

결과적으로 코미어는 존스에게 라이트헤비급 벨트를 뺏어내지 못했다. 존스가 사고치고 스스로 타이틀을 상실했을 때 왕좌에 올랐다.

ESPN은 "금지약물 변수가 판을 흩트려 놓긴 했지만 코미어는 존스가 지닌 '악마의 재능'에 상당히 고전했다. 다시 만난다 해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대"라고 밝혔다.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 BJ펜닷컴도 "일주일 전만 해도 존스의 파이터로서 미래는 불투명했다. 약물뿐 아니라 뺑소니 교통사고, 음주운전, 코카인 흡입 등 전과가 화려했기 때문이다. 속죄해야 할 잘못이 많았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안다. 존스가 복귀하면 UFC 라이트헤비급은 물론 헤비급 판도도 급격히 요동칠 것을. 그만큼 재능 있는 파이터다. 존스 본인도 2개 체급 석권에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

코미어는 마지막으로 "파이터로서 존스를 이겨보지 못했다. 그래서 붙고 싶다는 욕망이 고개를 드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중요한 맞대결을 추진 중이고, 그와 자웅을 겨뤄서 얻는 게 무엇인지 명료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뭣 때문에 내가 돌아가야 하나. 분명한 건 레스너와 싸움이 우선순위"라고 힘줘 말했다. 코미어가 먼저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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