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버풀의 자신감 넘치는 환호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지난 14일 방한했던 사미 히피아, 루이스 가르시아, 제이슨 맥아티어는 이번 시즌이 우승에 도전할 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위르겐 클롭 감독 부임 뒤 매력적인 축구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지만 우승에 도달하기 위한 마지막 '한 발'이 부족했다. 2004-0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 리버풀을 빛냈던 '전설'들이 '메이저 트로피'를 들 때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시즌 출발은 그야말로 최고다. 리버풀은 5연승을 기록하면서 첼시와 선두를 다투고 있다. 이 와중에 토트넘을 2-1로 꺾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파리생제르맹(PSG)을 3-2로 눌렀다. 단순한 결과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력 측면에서 토트넘과 PSG를 압도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경기 후반 실점을 고려해도 후반전 중반까지 경기를 쥐락펴락했다. 토트넘의 해리 케인과 크리스티안 에릭센도, PSG의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도 별다른 차이를 만들지 못했다.

▲ 루이스 가르시아 ⓒ곽혜미 기자

◆ 알짜배기 선수 영입

"지난 1월과 2월 승점을 잃었다. 그전까지는 맨체스터시티,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아주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계속하기 어려웠다. A매치 차출과 부상자 발생으로 최고 선수들을 유지하지 못했다. 이제는 그 자리에 몇몇 대신할 선수와 아카데미에서 좋은 선수가 성장해 자신감이 생겼다.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컵 대회까지 치를 수 있는 스쿼드를 갖췄다. 벤치에도 좋은 선수들이 있다." - 가르시아

장기 레이스에선 스쿼드가 중요하다. 부상, 빡빡한 일정, A매치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 로테이션 멤버를 써도 일정한 수준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과제다. 리버풀은 이번 여름 알리송, 파비뉴, 제르단 샤키리를 영입했다. 일찌감치 영입을 확정했던 나비 케이타도 새로 합류했다. 취약 포지션을 채우는 영입이었다.

2017-18시즌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과 애덤 랄라나의 부상 이후 리버풀은 중원 운용에 애를 먹었다. 제임스 밀너, 조던 헨더슨, 죠르지뇨 베이날둠에게 지나친 무게가 쏠렸다. 나비 케이타와 파비뉴 모두 이 선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할 수 있는 선수들. 현재 파비뉴는 출전이 적지만 케이타의 출전만으로 중원 운영에 숨통이 틔였다. 다양한 조합으로 경기에 조금 다른 색을 낼 수도 있게 됐다.

골문도 보강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로 2골을 헌납했던 로리스 카리우스를 계속 주전으로 믿고 쓸 순 없었다. 알리송 역시 실수는 있찌만 후방에서 보다 높은 안정감을 주고 있다. 샤키리 역시 공격진의 체력을 안배할 '로테이션' 멤버로선 가치가 충분하다.

"지난 시즌에 비해 적재적소에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잘 영입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위해 싸울 준비가 더 잘 됐다. 팀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클롭 감독이 아주 잘하고 있다. 여름에 플레이스타일에 적합한 선수를 잘 영입했다. 그래서 아주 강한 팀이 됐다." - 히피아

▲ 사미 히피아 ⓒ곽혜미 기자

◆ 유망주 성장과 기존 선수들의 복귀

"조 고메스 역시 그런 선수다. 오른쪽에서도 중앙에서도 뛴다. 3년 전에 프리시즌에 그가 오른쪽에서 뛸 때 대단하다는 걸 알아봤다. 센터백에서도 이렇게 멋진 활약을 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 가르시아

리버풀은 어린 선수들 성장에도 덕을 보고 있다. 최고의 발견은 중앙 수비수 조 고메스다. 고메스는 원래 오른쪽 측면에서 뛸 만큼 발이 빠른 선수다. 영국 현지 전문가들 역시 고메스의 중앙 수비수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는데, 클롭 감독이 이번 시즌 개막과 함께 과감한 시도를 했다. 페어질 판 데이크와 함께 찰떡궁합을 보이고 있다. 오른쪽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 역시 주전으로 활약한다. 노련미는 조금 떨어져도 적극적인 수비가 강점이다. 오른발 킥이 날카로워 공격 능력도 갖췄다.

지난 겨울 이적 시장에서 거액을 들여 영입한 판 데이크를 중심으로 수비진이 안정을 찾았다. 워낙 수비 리딩 능력이 좋다. 고메즈와 알렉산더-아널드, 앤디 로버트슨까지 발빠른 포백을 구축하면서 최전방부터 수비하는 전술이 더욱 안정감을 찾았다. 히피아가 "우리가 프리미어리그에서 현재 가장 재밌는 경기를 하는 팀이다. 지난해는 흥미진진했다. 몇몇 어리석은 경기 운영으로 승점을 잃기도 했다. 이번 시즌 초반 경기에선 조금 더 밸런스가 잡혔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기존 선수들의 복귀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다니엘 스터리지 역시 PSG전에서 활용 가치를 입증했다. 지난 시즌 클롭 감독의 적극적인 전술에서 겉돌다가 웨스트브로미치 임대를 떠났었다. PSG전에선 득점은 물론이고 수비 가담까지 활발하게 했다. 피르미누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시간은 필요하지만 랄라나와 체임벌린, 데얀 로브렌 등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 선수단 운용은 더욱 용이해질 것이다.

▲ 제이슨 맥아티어

◆ 조직력과 경험

"팀에는 25~28명의 선수들이 있다. 언제든 이들이 필요할 때 투입될 수 있어야 한다. 전술적으로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 20%에 불과한 기회에 열정을 쏟을 수 있는지, 그런 선수들이 필요하다. 로버트슨은 더 잘해내고 있다. 그런 선수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알렉스도 엄청나게 뛰는 선수다." - 맥아티어

클롭 감독이 꾸준히 팀을 정상권으로 이끌면서 조직력이 강해졌다. 리버풀 선수들의 움직임엔 '거리낌'이 없다. 역습을 두려워하지 않고 전체가 압박한다. 최전방의 살라, 피르미누, 마네부터 다같이 수비를 펼친다. 클롭 감독 아래 모든 선수들이 같은 그림을 보고 있다. 밀집 수비 공략에서도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을 살리면서 공간을 만드는 것도 이런 '조직력'의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클롭 감독과 함께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도 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팀 맨체스터시티를 무려 3차례 연속으로 이기기도 했다. 두 번이나 유럽 클럽대항전의 우승 문턱까지 갔다. 2015-16시즌 유로파리그와 2017-18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한 발이 부족했다. 하지만 결승까지 오르는 경험은 그 자체가 힘이다. 선수들 스스로 결승에서 싸우는 법을 배웠을 것이다.

지난 19일(한국 시간) PSG전에서 경기 후반 내리 2실점해 2-2가 된 뒤 후반 추가 시간 1골을 추가하면서 승리했다. 리버풀 전체에 흐르는 '위닝 멘털리티'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몇 년 동안 챔피언스리그 결승, 유로파리그 결승에 올랐던 경험과 자신감을 우승으로 바꿔야 한다. 우리는 맨시티와 아주 큰 차이가 본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맥아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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