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너 맥그리거는 타고난 전략가다. 옥타곤 안과 밖을 가리지 않는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일타삼피를 겨냥했다. 코너 맥그리거(30, 아일랜드)가 또 한 번 이슈 중심에 섰다. 캐릭터와 전략 사이를 오가는 행보로 3가지 이득을 노리고 있다.

맥그리거는 오는 21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 홀에서 UFC 229 프레스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 러시아)와 정식으로 얼굴을 맞대는 자리. 실질적인 1라운드다. 

두 선수가 벌일 '입씨름'과 기 싸움에 전 세계 팬들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은 참석 인원을 줄였다. 기자와 관계자만 출입을 허가했다. 격투 팬들은 타임스퀘어 광장에 설치한 대형 스크린으로 콘퍼런스를 볼 수 있게 했다.

맥그리거가 반기를 들었다. 그는 20일 트위터에 "(UFC 229) 프레스 콘퍼런스는 대중에도 문을 열 것(The press conference will be open to the public)"이라고 적었다.

이어 "입장권은 '프로퍼 트웰브' 위스키 1병이다. 2병을 들고 오면 까다로운 절차 없이 곧바로 맨 앞자리 직행이다. 장난칠 생각은 하지 말라. 내 병사들이 이 규칙(위스키 2병)을 지키는지 매의 눈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코너 맥그리거 트위터 캡처
기자회견 분위기를 돋웠다. 맥그리거는 최근 미디어 접촉면을 크게 줄였다. 이전처럼 메시지를 툭툭 던지지 않는다. 언론 인터뷰와 SNS로 매치 기대감을 높였던 과거완 다른 걸음이다. 사전 기자회견도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돌았다.

UFC는 애가 탔다. '조용해진 맥그리거' 탓에 UFC 229 흥행에도 노란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페이퍼뷰(PPV) 300만까지도 가능하다"며 흥행을 자신했던 데이나 화이트 대표도 속이 끓었다.

이 모든 흐름을 일거에 뒤집었다. 맥그리거의 '위스키 트윗'은 군불을 떼는 데 효과 만점이었다.

아이리시 타임스는 "말 한마디로 언론과 군중을 휘어잡았다. 현장 참석 불가로 아쉬워했던 '팬심'을 달래면서 단체(UFC)와 대립각을 세우는 악동 이미지를 재확인시켰다. 미워할 수 없는 악당 캐릭터를 단단히 다졌다. 더불어 다음 달 7일 열리는 라이트급 타이틀전 분위기까지 후끈 달아오르게 한 일석이조 묘수"라고 호평했다.

자기가 론칭한 위스키 브랜드 홍보는 덤이다.

맥그리거는 지난 18일 유럽 최고 디스틸러(증류주 생산자) 데이비드 엘더와 손잡고 아일랜드산 위스키 프로퍼 트웰브(Proper No.12)를 시장에 내놓았다. 주먹 다툼에 이어 주류 사업에도 손을 뻗었다. 입장권으로 뜬금없이 위스키를 제안한 게 아니다. 사업 수완이 적극 발휘된 전략적 행보였다.

탁월한 목적타다. 단 2개 트윗으로 3가지 목표를 살뜰히 챙겼다. 

UFC가 '위스키 입장권'을 허락할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건 부차적인 문제다. 대중에 공개 불가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건 맥그리거가 얻어낸 결과물이다. 

맥그리거는 자신이 여전히 UFC 최고 흥행 메이커라는 점을 알렸다. '텃밭'이라 해도 방심하지 않고 상품성을 어필했다. 몸값 하락을 미연에 차단했다.

더불어 기자회견·타이틀전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대회 흥행은 PPV 보너스와 파이트머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본업에 소홀하지 않고 '돈 벌 기회'를 관리했다. 여기에 본인이 직접 제작한 신제품 홍보까지. 파이터 개인으로 봤을 때 더할 나위 없는 패(牌)다. 

미국 경제 주간지 포브스는 "맥그리거 옆에 '마케팅 책사'가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그의 빼어난 기획력에 혀를 내둘렀다. 확실히 난놈은 난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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