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타격이 상대적 약점이다. 세계 최고 타격가를 맞아 그가 보여줄 스탠딩에서 '선택'이 관심을 모은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무패 챔피언과 도전자 같지 않은 도전자가 주먹을 맞댄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 러시아)와 코너 맥그리거(30, 아일랜드)는 '돌고 돌아'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장소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둘은 다음 달 7일(이하 한국 시간) UFC 229 메인이벤트에서 라이트급 타이틀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스포츠키다'는 11일 "이번 타이틀전은 세기의 대결(one for the ages)이다. 수세기에 한 번 나올 법한 작품이자 역사적인 만남"이라고 적었다. 더불어 이 경기를 반드시 봐야 할 4가지 이유를 간략하게 정리했다.

첫머리에 상반되는 스타일(Clash of styles)을 꼽았다.

맥그리거는 훌륭한 킥 능력을 지닌 복서다. 날이 갈수록 나쁘지 않은 그래플링 솜씨까지 보이는 중. 전매특허 왼손 스트레이트는 물론 주특기를 뻗기 위해 상대를 몰아세우는 잽과 킥도 일품이다. 타격 면에서 MMA 연감에 오를 만한 파괴력을 지녔다.

반면 누르마고메도프는 MMA 역사상 가장 탁월한 그래플러로 꼽힌다.

승리 방정식이 정해져 있다. 옥타곤에 오른 뒤 몇 발자국 움직인다. 이후 번개 같은 레슬링 기술을 펼치며 테이크다운을 뺏고 주짓수 테크닉으로 경기를 마무리한다.

이 간단한 패턴을 26명에 이르는 프로 선수가 공략하질 못했다. 철저히 농락당했다.

▲ 글로벌 스포츠 매체 '스포츠키다'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코너 맥그리거(사진 뒷모습)의 UFC 229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세기의 대결로 명명했다. 둘은 다음 달 7일(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주먹을 맞댄다.
스포츠키다 조니 페인 기자는 "역대 이렇게 상반된 스타일의 타이틀전이 또 열렸나 싶다. 각 영역에서 최고로 평가 받는 선수들이 한 체급(라이트급)에서 충돌했다. 격투 팬들은 이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가장 첨단의 타격술과 그래플링을 맛볼 수 있을 뿐더러 이 둘이 맞붙었을 때 어떤 결과가 도출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 요소로 누르마고메도프의 빈약한 타격(Khabib's rudimentary striking)을 거론했다.

현 챔피언은 나쁘지 않은 타격술을 지녔다. 하지만 그뿐이다. 기본 레벨을 충족시켰다는 것이지, 상대를 제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무기'로 쓰기엔 아쉽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엄밀히 말하면 반쪽짜리 선수다. 이 '절반'이 워낙 강력해 두드러지지 않는 것일 뿐이다. 스탠딩과 그라운드를 두루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은 수준 높은 상대를 만났을 때 치명적인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마이클 존슨과 경기가 상징적이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이 왼손잡이 베테랑 킥복서를 맞아 여느 때완 다른 초반 흐름을 보였다. 1라운드 때 몇 차례 하드 펀치를 맞고 뒷걸음질치는 모습을 보였다.

체력이 왕성한 상대에게 '허리 아래'를 장악하지 못했을 때 경기를 풀어갈 만한 카드가 없었다. 맥그리거가 세계 최고 하드 펀처로 평가 받는다는 걸 떠올려야 한다. 존슨 왼손에 허용했던 몇 번의 하드 펀치를 맥그리거 왼손에 내준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챔피언 앞에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 코너 맥그리거는 다시 한 번 2체급 동시 석권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까.
세 번째 포인트는 맥그리거의 테이크다운 디펜스(Conor McGregor's takedown defense)다.

페인 기자는 "맥그리거가 펼치는 TD(테이크다운 디펜스)는 결코 나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는 역대 최강 그래플러다. (2015년 7월) 채드 멘데스와 붙었을 때보다 비약적으로 스프롤과 같은 레슬링 수비를 향상시켜야 한다. 여기서 파열음이 난다면 네이트 디아즈에게 당했을 때보다 더 큰 화(禍)를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론 몸과 마음, 영혼(Mind, body, spirit)을 지목했다.

다소 '말랑한' 얘기라는 걸 인정했다. 그러나 타이틀전과 같은 최고 수준 경기는 전략 수립, 실력 배양 차원을 넘어 몸과 마음, 영혼이 완벽히 '준비'돼야 한다는 걸 강조했다.

스포츠키다는 "두 선수는 이미 하늘이 내린 재능을 증명한 파이터다. 범인은 흉내낼 수 없는 파이트를 10년 넘게 보여줬다. 이런 선수들끼리 주먹을 맞댔을 땐 오히려 스타일 상성, 테크닉, 장단점 등을 분석하는 것보다 그 바깥 요소를 체크하는 게 더 중요할 수 있다. 한계치에 도달했을 때 누가 '한 뼘 더' 버틸 수 있는지, 가족 문제나 코치진과 관계 형성, 트라우마 극복 등 면밀히 주시해야 할 요소가 많다. 그런 부분을 꼭 체크하고 경기에 나서라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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