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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올림픽30주년] 1988년 9월 17일, 서울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기사승인 2018.09.1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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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을 알리는 용고가 잠실 올림픽 주 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30년 전인 1988년 9월 17일, 서울 하늘은 맑고 높고 푸르렀다. 세계적인 명품 한국의 전형적인 가을 날씨였다. 우려했던 대기 오염은 기우였다.

제24회 여름철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그날 글쓴이는 코엑스에 마련된 메인 프레스 센터에 있었다. AP통신, 신화통신을 비롯한 모든 국내외 언론사 기자들이 매체별로 근무자 한두 명을 빼고 지척인 잠실 올림픽 주 경기장에 가 있었다.

메인 프레스 센터에 있는 기자들이 할 일은 개막식이 시작되면 곧바로 보도 통제가 풀릴 성화 최종 주자 및 점화자 관련 기사를 작성해 각자 회사에 보내는 것이었다. 그 일을 할 기자들은 전날 열린 리허설에 미리 다녀왔다.

개막 식전(式前) 행사가 시작되자 자원봉사자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도 자료에는 성화 최종 주자가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대회 육상경기 3관왕 임춘애로 돼 있었다. 그리고 성화 점화자는 3명이었다. 글쓴이를 비롯한 국내외 매체 기자들은 이들 프로필을 보고 빠른 속도로 기사를 써 내려갔다.

개회식은 한강을 거슬러 올라온 용고(龍鼓)가 잠실 올림픽 주 경기장에 들어서며 시작됐다.

'태초의 빛" 등 식전 행사에 이어 진행된 본 행사에서 그리스를 선두로 한 참가국 선수단이 입장한 뒤 박세직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SLOOC) 위원장의 대회사와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의 환영사에 이어 노태우 대통령이 개회를 선언했다.

반쪽 대회로 치러진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얼굴을 보이지 않았던 소련과 동독 등 동유럽 나라들이 입장할 때 관중들은 뜨거운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8월 23일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 성화가 손기정 선생(당시 76살)에 의해 잠실 올림픽 주 경기장에 들어서자 8만여 관중의 환호와 박수갈채가 잠실 올림픽 주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손기정 선생은 경기장 입구에서 당시 19살의 임춘애에게 성화를 넘겼다. 일제 강점기 질곡의 시대에서 21세기 희망의 시대로 나아가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 1988년 서울 올림픽 폐막식은 개막식에 못지않게 세계인에게 감동을 안겼다.

임춘애는 이미 입장을 마친 각국 선수단이 환영하는 가운데 트랙을 일주한 뒤 올림픽 사상 처음 리프트 방식으로 올라가 성화대에 불을 붙일 마라토너 김원탁(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과 서울예고에서 한국 무용을 전공하는 여고생, 소흑산도 초등학교 남자 교사 등 3명의 점화자가 들고 있는 성화에 불을 붙였다.

허재(남자 농구)와 손미나(여자 핸드볼)는 출전 선수단, 이학래(유도)는 참가 심판단을 대표해 정정당당히 겨루고 공명정대한 판정을 하겠다고 선서했다.

성화가 타오르고 있는 가운데 진행된 '화관무'와 '고놀이' 등 한국 고유의 냄새가 물씬 나는 식후 행사는 TV 생중계로 전 세계 시청자들 안방으로 전달됐다.

한 치의 오차 없이 진행된 개회식은 그룹 코리아나의 '손에 손잡고(Hand in Hand)'를 8만여 관중이 입을 모아 노래하는 가운데 막을 내렸다.

서울 올림픽은 미국과 소련으로 대표되는 동·서 진영의 화합을 이룬 대회로 높이 평가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화 올림픽과 보도 올림픽으로도 올림픽 역사에 기록될 만하다.

전 세계 56개국 1,000여 명의 젊은이들이 참가한 '청소년 캠프'와 전 세계 스포츠 과학자들이 참여한 스포츠 과학 학술 대회 등 크고 작은 올림픽 관련 문화 행사가 대회 개막 한 달 전인 8월 17일부터 진행됐다. 또 선수단보다 많은 1만6,000여 명의 세계 각국 보도진이 경기에 못지않은 취재 경쟁을 벌였다.

30년 전 그날 식전 행사에서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프로그램은 ‘태초의 빛’이었다. 최경은은 그때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2학년이었다. 최경은은 자신이 출연하는 ‘태초의 빛’ 순서를 기다리며 마음속으로 수없이 되뇌었다. ‘잘하자, 잘하자.’ 그의 앞뒤에 있는 출연자들은 아예 소리 내 다짐하고 있었다. “잘해야 해, 잘해야 해.”

이화여대 무용과 학생 전원과 서울 시내 여러 고교에서 무용을 전공하는 여학생들 그리고 세종대 무용과 남학생 등 1,300여 명의 출연자들은 저마다 기도하고 있었다. 잠시 뒤 잠실 올림픽 주 경기장에는 이들이 그리는 ‘WELCOME’ ‘어서 오세요’ 글씨가 아로새겨졌고 프로그램 마지막에는 선명한 빛깔의 서울 올림픽 엠블럼이 펼쳐졌다.

여름 방학 내내 효창운동장과 동대문운동장에서 땀 흘려 준비한 출연자들은 공연이 끝나고 서로를 격려했고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출연자들도 있었다. 서울 올림픽은 이들과 같은 출연자와 2만7,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 손에 의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금메달 12개와 종합 순위 4위보다 훨씬 값진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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