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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UFC] 불과 5년…연수입 8000배 뛴 '맥그리거 신화'

기사승인 2018.09.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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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너 맥그리거의 '역전 드라마'는 현재 진행형이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팔천배가 뛰었다. 단 5년 만에 연수입 그래프가 수직 상승했다.

경이적이다. 가난한 청년 노동자에서 스포츠 재벌로 우뚝 섰다. 유럽의 작은 섬나라 배관공이었던 코너 맥그리거(30, 아일랜드)는 오늘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돈을 많이 버는 파이터로 성장했다.

가파른 소득 곡선 '속살'을 살펴봤다. 자그마한 힌트를 기대하면서.

◆67초 걸린 데뷔전…神話 서막 올린 맥그리거

북유럽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었다. 맥그리거 인생 2막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시작됐다. 2013년 4월. 이곳에서 그는 역사적인 UFC 데뷔전을 치렀다. 상대는 마커스 브리매지(33, 미국).

맥그리거는 포효했다. 브리매지를 펀치 TKO로 눕혔다. 걸린 시간은 단 67초. '배관공 신화' 첫 장을 그렇게 열었다.

ESPN은 "2013년이 끝나려면 아직 9개월 남았다. 하지만 올해 최고 히트상품은 일찌감치 정해졌다. 주인공은 맥그리거다. 단 1경기 만에 팬과 데이나 화이트 대표를 사로잡았다"고 호평했다.

드라마틱한 역전극이었다. 스톡홀름에서 싸우기 전 맥그리거는 미래가 불투명한 파이터였다. 2008년 3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아일랜드에서 파이터로 살아간다는 건 감내해야 될 게 많은 선택이었다.

배관공 때나 싸울 때나 벌이는 여전히 시원찮았다. 더 문제는 '기한'이었다. 나이는 점점 들어가는데 앞이 안 보였다. 파이트머니 받는 삶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했다.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렵다. 맥그리거는 UFC 데뷔전을 치르기 직전까지 꼬박꼬박 복지 수당을 탔다. 아일랜드 정부로부터 주당 235달러(약 26만 원)를 수령했다. 없는 살림에 보태썼다. 그만큼 먹고 사는 일이 힘에 부쳤다. 그런 시기였다.

▲ UFC 데뷔 전까지 오기와 호기로 버틴 '아일랜드 자랑' 코너 맥그리거
◆적성 안 맞는 배관 수리…호기와 오기로 버틴 '5년'

그는 배관공이었다. 라이센스를 받은 정규 배관공도 아니었다. 견습생 신분이었다.

맥그리거는 생계를 위해 적성에도 안 맞는 배관 수리를 묵묵히 했다. 고향에서의 생활은 남루했다.

가난은 여전했다. MMA 세계에 뛰어든 후에도 그랬다. 가벼운 주머니 사정 탓에 한동안 배관 수리와 훈련을 병행했다. 원치 않는 '투 잡'이었다.

맥그리거는 2015년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내용과 말씨, 모두 유쾌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나와는 (적성이나 흥미 면에서) 전혀 관계없는 일이었다. 견습생이 되고 늘 오전 5시에 일어났다. 동도 트기 전이었다. 어둠 속에서 터벅터벅 출근하러 길을 걸었다. 아직 얇게 얼음이 낀 고속도로를 생각없이 걸었다. 도로 초입에 들어서면 그때부터 일 시작이다. 거기서 한 남자가 나를 부른다. 그는 아일랜드에서 20년 넘게 산 나도 잘 모르는 장소로 인부들을 데려갔다. 거기서 꼼짝없이 12시간을 일했다. 그리고 집에 왔다. 그곳엔 열정 있고 솜씨 좋은 배관공이 많았다. 하지만 난 그 일에 진심으로 애정을 느낄 수 없었다."

배관공 일을 그만뒀다. MMA 커리어를 본격적으로 좇았다. 삶의 두 번째 선택.

그러나 녹록지 않았다. 3경기하면 꼭 1번은 졌다. 2연패할 때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수준 낮은 국내(아일랜드) 대회임에도 독보적인 실력을 보이지 못했다.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의심이 들 법했다.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선택한 두 번째 직업이었다. 다만 맥그리거는 남과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일이 잘 안 풀리면 자신감이 떨어질 만한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의기양양했다. 이상할 정도로 멘탈이 강했다.

▲ 코너 맥그리거(오른쪽)는 여자친구 디 데블린에게 늘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말한다.
호불호를 떠나 기본적으로 특이한 사람이었다. 여자친구 디 데블린은 2017년 7월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 남자지만) 정말 특이했다. 자기 본업도 그만두고 시작한 일인데 생각보다 성과가 안 나왔다. 수입도 저조했고. 낙담할 법도 한데 (맥그리거는)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다. '언젠가 반드시 크게 성공할테니 돈 쓸 준비나 해둬. 나중에 (거금 들어오면) 어버버하지 말고.' 이런 말 같잖은 말을 쉴새없이 했다(웃음). 그 말을 농담처럼 한 것도 아니다. 너무 당연한 사실 마냥 얘기했다.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말에 그치지 않았다. 행동으로 증명했다. '룰 있는 싸움' 특유의 패턴을 읽었다. 2010년 11월 조셉 더피 전 패배를 마지막으로 거침없이 8연승을 달렸다.

더 놀라운 건 경기 일정이었다. 맥그리거는 2011년 한 해에만 5경기를 뛰었다. 이듬해에도 3경기에 나섰다. 짧은 텀(term)을 두고도 판정승은 하나도 없었다. 이 기간 거둔 8승 중 (T)KO승이 7번이었다. 나머지 하나는 리어네이키드초크로 따낸 서브미션 승.

UFC가 놓칠리 없었다. 바로 호출했다. 그 뒤는 우리가 익히 본 그대로다. 맥그리거는 브리매지를 꺾고 화려한 데뷔를 알렸다. 녹아웃 오브 더 나이트에 선정돼 6만 달러(약 7,200만 원) 보너스도 쥐었다.

천하의 맥그리거도 깜짝 놀랐다. 이게 무슨 일이지 싶었다. 여전히 복지 수당을 받는 상황이었다. 맥그리거는 생애 처음 목돈을 만져봤다. 거금의 물성(物性)을 최초로 느끼며 그는 깨달았다. 자신에게도 호화로운 미래가 가능하다는 걸. 부자로 살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경기가 열리기 1주일 전만 해도 난 저소득층 정부 지원을 받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1경기 치르니 6만 달러가 떡하니 내 앞에 놓여졌다. 이게 뭔 일인가 싶었다. 그제서야 내가 UFC와 계약을 맺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정말 놀랐다. 180유로(약 23만 원) 받던 애가 이렇게 큰 돈을 자기 계좌에 입금하다니. 그냥 쇼크였다. 완전 신나서 '좋은 차도 사고 내 이름이 박힌 커스텀 양복도 한 벌 사고, 집도 한 채 장만해야 겠다. 이 돈을 언제 다 쓰지?' 이런 시덥잖은 상상을 하면서 설레어했다. 정신없는 시간이었다."

화이트 대표는 맥그리거 경기를 보고 한 눈에 반했다. UFC에서 그의 눈이 든다는 건 '성공행 급행열차'를 타는 것과 다름없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힘들다. 화이트 대표의 '푸시'와 기획력이 맞물려야 스타가 될 수 있다. 맥그리거는 빠르게 그 열차 1등 칸에 몸을 뉘였다.

당시 화이트 대표는 "그 꼬마(맥그리거)는 단 한 경기로 날 사로잡았다. 다 제쳐놓고 그 강심장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이제 막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가 걸어들어올 때나 옥타곤에 오를 때 무슨 100경기 정도 치른 베테랑처럼 행동했다. 그건 타고난 거다. 스타성이 보였다. 어린 꼬마가 너무 침착하고 노련했다. 그런데 링에서는 완전 야수 같은 파이팅을 보여줬다. 정신 못 차릴 정도로 깊은 감명을 받았다."

뒤돌아보지 않았다. 맥그리거는 거침없이 질주했다. 수없이 기존 강자들을 정리했다. 맥스 할러웨이, 더스틴 포이리에, 채드 맨데스, 조제 알도 등 굵직굵직한 이름 위에 빨간펜을 쭉쭉 그었다. '미션 완료'와 같았다.

2016년 3월 네이트 디아즈에게 질 때까지 8연승을 구가했다. 디아즈와 경기는 데뷔 체급인 페더급보다 2체급 올린 웰터급 경기였다. 졌어도 진 게 아니었다. 팬들은 연호했다. 맥그리거가 뛰는 대회라면 페이퍼뷰(PPV)를 거리낌없이 구매했다.

동료들도 마찬가지. 모든 파이터가 맥그리거와 붙고 싶어 했다. 훈련 기간 언론 인터뷰나 사전 기자회견, 계체장에서 만남 등 그와 접촉하는 모든 시간이 다 돈이 되고 홍보가 됐다. 거금과 인지도를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환상적인 상대, 그게 바로 맥그리거였다.

▲ 코너 맥그리거(왼쪽) 기획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위대한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세기의 대결 이벤트로 그는 약 1,100억 원을 거머쥐었다.
◆더블린 촌놈이 부르는 '돈 벌어'…오직 기획 하나로 앉은 돈방석

'복서 변신'은 정점이었다. 맥그리거는 지난해 8월 27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격투 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무하마드 알리 이후 가장 위대한 복서로 평가 받는 '무패 전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주먹을 맞댔다. 3분 12라운드 경기. 철저히 복싱 룰이었다.

대중은 경악했다. 스포츠를 돈벌이로 삼는다는 부정적인 견해가 물결을 이뤘다. 반면 "참신한 기획으로 복싱 인기 회복에도 도움이 될 매치"라고 해석하는 옹호파 세(勢)도 만만찮았다.

맥그리거는 이 경기 하나로 약 1,100억원을 벌었다. 기본 대전료만 3,000만 달러(약 338억 원)에 달했다.

UFC에선 상상할 수 없는 큰 액수다. 운동선수가 아닌 '비즈니스맨' 맥그리거 입장에선 확실히 타이틀 방어전보다 더 구미가 당길 만했다. "초유의 0차 방어 챔피언"이라는 비아냥을 감수하면서까지 매치를 강행한 이유가 있었다.

올해 맥그리거 수입은 9900만 달러(약 1057억 원)로 추정된다. 미국 경제 유력지 포브스는 지난 6월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운동선수 명단을 공개했다. 맥그리거는 여기서 4위를 차지했다. 메이웨더(복싱), 리오넬 메시(축구),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축구)만이 그 앞에 섰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명단에 오른 상위 10걸을 보라. 르브론 제임스(농구), 로저 페더러(테니스), 메이웨더, 메시 등 10년 전 명단과 겹치는 인물이 대부분이다. 오직 한 사람, 맥그리거만 제외다. 그는 메이웨더와 이벤트 매치 하나로 천문학적인 돈을 손에 넣었다. 기업가는 맥그리거 행보를 통해 '마케팅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운동선수 가운데 가장 탁월한 기획력을 뽐내는 인물이다. 제품을 파는 가판대(경기장) 밖에서도 '재미'를 주는 사람이 성공에 다가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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